뻔한 플롯, 뻔한 메시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덜어낼 것을 잘 덜어낸, 잘 구성된 극이었다. 한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비난하고만 있는게 아닌가, 콘텐츠를 즐길 줄 모르게 된 게 아닌가 했던 불안감을 덜기도 했다. 한 번 더 볼 의향 있다.

2020년 6월 17일

내일 2020. 6. 17. 20:26

2020년 6월 17일 수요일 @아우어베이커리 가로수길

- 어제는 C1 면접, 오늘은 아침부터 SF 면접을 보고 쓴다. 면접 후기는 따로 정리하고 싶지는 않다. C1에서의 두 건의 면접 (직무면접 + 컬쳐면접)은 2:1로 한 시간 이상 걸렸고, 인텐시브하게 온갖 이야기들을 아무렇게나 늘어놓았기 때문에 딱히 정리할 것이 없다. 직무면접은 붙었을때 사실 조금 놀랐고, 컬쳐면접은 떨어지면 조금 놀랄 것 같다. SF 면접은 하필 첫 날 첫 시간대라 온통 프로세스가 엉망이었는데, 이 역시도 면접에 대해 쓰려거든 투덜거릴 것 밖에 없어서. 게다가 자세한 내용은 보안 서약때문에 쓸 수 없기도 하고. 면접관들이 내 자소서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아무 말이나 해보세요' 식의 질답이었어서 붙는다! 는 확신은 없지만, 이것도 떨어지면 놀랄 것 같다.

- 7시 35분 집합이었던 교대역에서 SF면접이 끝난 건 10시 50분이 넘어서였다. (원래는 9시 반이면 끝날 예정이었는데!) 가로수길에 점심 약속을 잡았고, 약속에 늦는 벨을 한 시간 기다렸고, 지중해식 샐러드로 점심을 먹고, 애플스토어와 가까운 예의 그 스타벅스에서 엘탭을 두 파트 풀고, 3시 반 예약 시간에 맞춰 애플스토어에 가서 8+를 맡기고, 돌아와서 남은 엘탭 두 파트를 풀고, 채점을 하고, 5시 40분에 고쳐진 스마트폰을 픽업해오고 (마이크가 속삭이는 소리를 잡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클리닝으로 해결돼서 리퍼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다시 돌아와서 오답노트를 하다, 아우어베이커리로 옮겨서 빵을 조금 먹고, 오답노트를 마저 풀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으니 긴 하루였을 법 한데, 아직까지는 지치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 좋다. '해야 할 것'에 잘 집중해서, 풀기 싫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재깍재깍 빠릿빠릿 할 일을 먼저 쳐내는 게 자연스럽다.

- 6월 13일 토요일 콘서타를 첫 복용했다. 닷새째. 첫 날 술자리에서는 (나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빠른 템포로 텐션이 높아졌었고-... 그 외에는 별다른 부작용이랄 것을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 아, 잠을 조금 설친다. 새벽에 자거나 일찍 자서 새벽에 깼다 자곤 한다. 한편 엄청나게 좋아진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집중을 잘 한게 약 덕분일까? 그렇게 단정짓기는 또 섣부르잖아. 플라시보일 수도 있구... 아뭏든 마법같은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럭저럭 좋은 컨디션이다.

- 돌아오는 토요일 엘탭을 본다. 그러면 다 끝난다. 다음 주에 줄줄히 나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전부다. 롯홈의 영업관리 직무는 (나는 내가 MD로 넣은줄 알았었는데) 미련없이 포기할 수 있다. 그러나 C1과 SF는? 둘 다 최종 면접이었고, 나는 둘 다 합격일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뭘 골라야 하지?

- 어젯 밤엔 죽 생각했다. 나는 왜 개발자가 되고싶을까? 개발자가 되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이 있어서 SF에 지원했던 건 결코 아녔다. (그런 척 썼지만) 그보다는 그냥.. 어차피 올 상반기 취업은 망한 거 같았고, 개발은 좀 배워보고 싶었고, 돈도 준다고 하고.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로 시작해서 괜히 또 몰입하다보니 마치 이게 곧 내 다음 가야할 길인 마냥 기분이 됐다. 하지만 왜? 왜 갑자기 개발인가? 잘 모르겠다.

- SF는 재미있을 것 같다. 아마 그렇겠지. 벌써 교육이 있을 역삼 근처에 쉐어하우스도 봐뒀고 엄마한테 운도 띄워 뒀다. 근데 개발자로서의 삶이 재미있을까? 그걸 고민해보지 않았다. 사실 상상이 잘 안돼. 배우는 건 재밌을까? 틀림없이 그럴거다. 잘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다행히도 어디가서 멍청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고, 컴퓨테이셔널 씽킹에서 알고리즘 풀이도 제법 잘 하는 것 같다. 일단 SF에서 두 번의 CT 적성에 합격한다면 그 자체로도 개발 배울 밑바탕은 있다는 방증일 것. 건방지게 말해보자면 나는 그럭저럭 똑똑한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도 있다.

- 그런데 그래서 그걸 생업으로 삼으면 행복할까?
- 기획을 안 하게 돼도 후회하지 않을까?

- 사실 개발자의 삶이란, 뭔가를 창조해내는 낭만적인 일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대강 듣기에 결국 고민하지 않으면 기계적으로 코드만 짜다 끝난다고 하던가. 개발을 재미있어 하는것과 일로 삼는건 다르다. 재미있는 것만 하려면 취미로 끝내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기획 직무보다 돈은 조금 더 벌 것이고, 내가 문과 직무로 갈 수 있는 기업들보다 조금 더 높은 기업까지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커리큘럼을 마쳤을 때 코테 통과할 자신은 있다) 해외 기업이나 외국계로 갈 기회도, 기획직무보다 개발 직무일 때 조금 더 쉽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한다. 근데 그래서 행복할까? 그러면 행복할까?

- 이 질문에 답을 내는 게 지금부터 해야 할 숙제다. 어쩌면 결정은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어. 왜냐면 둘 중 하나를 혹은 둘 다를 떨어질 수도 있고, C1과 연봉협상 단계에서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들을 수도 있고... 그런거지. 내가 선택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다. 그게 편하니까. 삐빅! 당신은 직무 전환에 실패했습니다. 그냥 문과 직무 계속 헤매세요. 삐빅! 당신에게 남은 것은 SF뿐입니다. 이제 개발 공부 열심히 하세요. 둘 중 하나가 그냥 정해지면 좋겠어. 그럼 편하겠지. 편하겠지만-... 좋지 않다. 이제까지 내 삶의 어떤 순간들을 그렇게 흘려보냈던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늘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여기까지 왔지. 번지점프를 할 수 있을 만한 확신이 필요하다.


- 오늘 애플스토어를 둘러보고 다시 느꼈다. 홈버튼 없는 건 너무 쓰기 힘들어. 필기감 차이가 크다던 프로4는 체감되지 않았고 (오히려 길 잘든 내 에어3가 더 좋았다) 홈버튼 없는게 너무 부담스러웠다. 아이폰도 마찬가지. 당분간은 - 그러니까 내가 핸드폰을 다시 한 번 깨먹지 않는 이상 적어도 2-3년은 더 - 8+과 에어3에 만족하며 살 것 같다.

- 그래서 내 물욕의 다음 타깃은 애플워치다. 필요한가요? 아니요. 생산성에 도움이 될까요? 아니요. 200% 활용할 자신이 있나요? 아니요. 그래도 사고싶나요? 네. 대치동 시즌과 시리즈 6 출시가 맞물리면 그때쯤엔 사게 되지 않을까. 워치는 나이키 에디션으로, 대신 프라이드나 프로덕트 레드 스트랩을 하나 더.

- 5주간 토점심/일아침 두개 반 첨삭을 진행한다. 5주를 마치면 80에서 100만원 정도가 입금될 예정이다. 그 돈은 제발 건드리지 말고 저금통장에 넣기. 저금통장 너무 많이 갉아먹었다. 수리비 때문에 이번 달 카드값도 벌써 예산을 넘겼다. 올해 말까지는 (모든 게 계획대로 된다면) 지금부터 한 500만원 정도 더 모아두는 것이 목표.



맞아! 늦으려고 늦은게 아니구 나는 지금 무서운거야! 왜냐면 너무 좋은걸 만들고 싶으니까...
주눅들고 무섭지만 빨리 컴퓨터 켜고 한장이라도 더 쓰는것이 좋겠다 (어려움)


(2018-06-01)

웹툰과 출판만화를 섞어서 일주일에 사십개씩 보고 있고, 개중 열댓개는 하고많은 할리퀸인데 이 작가님 (하시모토 타카코) 작품 좋아한다. 덜 뻔한 소재의 원작을 고르고 캐릭터 형상화를 잘 해. 또 긴 스토리라인을 압축할 때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떤 것을 줄여야 할지 잘 안다. 이 실력은 할리퀸끼리 비교해보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일단 재미있다구. "어떤 인간이든 주눅들 때가 있어요. 실패도 하고, 그건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대처방식에 따라 그 사람의 진짜 강함이 결정되는 것 아닐까요?" 이 뻔하디 뻔한 멘트, 온갖 작품에서 온갖 방식으로 재생산되는 메세지가 어떤 이야기를 입고 나타나는지를 봐.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완성하는 멘트는 "잘 들어요, 마초맨." 이라고 생각한다. 박사님 너무 멋지잖아요! 제목은 마이 페어 젠틀맨이고, 아버지와 남편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받고 독립적으로 사무실을 차리고 공부를 하고 싶은 심리학 박사님이 동네 펍에서 발견한 망나니 하나를 잘 다듬어 사교파티에 훌륭한 신사로 데뷔시키는 줄거리다. (아직 다 안 봤다) <우주형제>와 함께 보면 좋다. 


프라이드2017

내일 2017. 5. 28. 03:45

프라이드2017

2017년 모월 모일, 대학로 모처, w/N선배.
배수빈, 오종혁, 임강희. 
( - 정확한 기록은 후에 티켓을 확인하고 수정한다)


0. 일전에 보러 갔던 연극. 한 번 보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가, 오종혁이 아닌 사람이 연기하는 올리버가 궁금해서 재관람을 잠았다. 공연은 볼 때마다 인상이 바뀌곤 하므로 재관람 전에 처음의 소감을 기록해두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공연 보는 날 새벽에야 적는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또 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혹시나 바뀔지도 모를 인상에 집중해서 깔끔하게. 


1. 공연을 볼 때면 배우와 대사를 거슬러 대본을 유추해보는 버릇이 있다. 눈 앞에 있는 무대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원본의 재연으로 본다는 것에서, 그렇기에 개별 무대들을 각각의 일회적이고 독립적인 공연예술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본이라는 하나의 이데아에 대한 더 혹은 덜 충실한 재연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는 경계해야 할 버릇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여하간 이번 무대도 그랬다. <프라이드>의 1막 1장은 소피아가 외출준비를 하는 사이 소피아와 필립 부부의 집을 방문한 올리버를 필립이 맞아들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아... 아닙니다." 너무나 전형적인 장면이었다. 서로 첫 눈에 끌리기 시작한 필립과 올리버,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섹슈얼 텐션, 그리고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기 위해 일부러 올리버에게 퉁명스럽게 구는 필립. 마땅히 그래야 할, 그렇게 씌여진 대본이었다. 
        "첫눈에 반하는" 장면들은 늘 어렵다. 관객을 유혹하지 못하는 배우는 인물을 유혹하지 못한다. 올리버가 나를 유혹할 수 있을까? 나는 궁금했다. 왜냐면 올리버의 첫 장면은 그다지 순탄치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저 유약하고 맥없는 목소리로, 그 스스로조차 자신이 하는 말에 어떠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태도로 "아아, 그렇군요" 따위의 말이나 주워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전문학이었다면 "꿈꾸는 듯한 목소리, 우아한 태도"등으로 수식될 사람이었지만, 과연 저런 인물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배수빈의 필립은 역시 고전문학이었다면 "그는 정력적인 남자였다"라고 설명될만한 인물이었다. 그는 꽤 열렬하게 올리버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고 또 올리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연기를 상당히 정석적으로 보였는데, 안타깝게도 올리버가 그것을 받아주지 못하는 통에 온통 헛발질로 보였다. 과격하게 말하면 저 남자 뭐 하지? 싶은 원맨쇼에 가까웠달까. 손뼉도 마주쳐야만 소리가 나고 실도 양쪽에서 당길때에야 팽팽해진다. 


2. 극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딱 하나 꼽으라면, 아주아주 고민하다가 1막 1장을 꼽을 것이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이 겪었던 아름다운 순간을 아름다운 언어로 설명하는 올리버, 그런 올리버를 짓궃게 놀려대는 필립, 둘 사이에서 필립에게 경고를 주며 올리버와 속삭이는 실비아. 세 사람이 나란히 서 있었을 때의 그림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부디 이 셋이 그 집에서 나란히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자연애도 좋고 연애와 우정이 뒤섞인 삼각형의 세 변이어도 좋고. 어쨌든 그 셋이 함께였더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이후 세 사람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장면은 단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3. 채 오 분이 지나지 않아 나는 올리버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었다. 올리버는 델포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것은 나를 순식간에 2015년 여름의 그리스로 데려갔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는 버스, 도착하자마자 보인 낡은 호텔들. 다음 날 아침 창문을 열고 마주친 산, 그곳의 목소리, 그 경건함. 아아, 이 작가는 델포이에 간 적이 있었을까. 가 보지 않았다면 결코 이렇게 쓸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같은 곳에 있었고 같은 것을 봤던거야. 델포이에 대해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인물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그렇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것은 마법같은 경험이다. 델포이가, 올리버가 내게 마법을 걸었고 나는 그 앞에서 속수무책일 수 밖에. 필립이 왜 올리버를 사랑했는지 너무나 잘 알겠어. 

3-2. 물론 그것은 쫑올의 몫이 아니라 작가와 대본의 몫이었다. 어느 누구였더라도 그런 대사를 한다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을거야. 나는 내가 '오종혁이 연기하는 올리버'가 아니라 '대본에 씌여진 올리버'를 사랑하고 있다는 지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4. 결론부터 말하면 오종혁의 연기는 내내 불만스러웠다. 2017년의 올리버를 연기할 때는 찰떡같이 귀엽고 너무너무 사랑스러웠지만 1958년의 올리버는 영 형편없었다. 고전적인 캐릭터를 구현하려고 애썼지만 실패한 모양새였다. 물론 잘 생긴 건 좋았지만, 잘생기면 다야? 여하간 오종혁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던 것은 1막 마지막 장면이었다. 본인을 외면하는 필립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랑을 호소하는 올리버, 언쟁 끝에 기어이 올리버를 강간한 필립, "나는 당신을 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내가 틀렸군요." 상처받고 무너지는 올리버. 올리버는 정말로 사랑스럽고, 강하고, 용감한 캐릭터고 사랑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기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지만 오종혁이 연기한 58년의 올리버는 그에 한참 못 미쳤다. 내용물이 없이 기계적으로 껍데기만 움직이는 인물같았어. 17년의 올리버는 생기있고 에너지 넘쳤는데 58년의 올리버를 연기할 때는 그런 것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전적인 말투로 고전적인 대사를 읊는 고전적인 캐릭터를 전혀 이해하지도 못했다는 게 빤히 보였다. 야 진짜 그 장면... 배필립 그렇게 열일하는데 그렇게밖에 못받아주기야? 장면 연기에서 서로 부딪히고 불꽃튀어야 할 에너지가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흩어져버리는 것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렇게 올리버를 납득할 수 없으니 이 극을 제대로 납득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극이 문제가 아니라 배우가 문제라는 게 명백했으므로, 정동화가 연기할 올리버를 기대해보기로 한다.


5. 사랑스럽고, 용감하고, 강하다
        는 표현은 이 극의 모든 인물들에게 바칠 수 있는 말이다. 올리버, 필립, 실비아. 모두 아주 사랑스러웠으며, 용감하고 솔직한데다 강인한 인물들이었다. 극본이 너무 좋았다.


6.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고
        오빠는 말한 적 있다. 때때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있고,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일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정당화 될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럴 수 밖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그러지 말았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는걸. 그렇다면 그것은 영영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일까? 누가 그것을 용서할 수 있을까? 실비아는 필립을 용서할 수 있고 또 용서했지만, 한편 필립이 그 스스로를 쉽게 용서하는 것은 안 될 일이다. 필립은 올리버를 용서할 수 있지만, 올리버가 스스로를 쉽게 용서하는 것은 뻔뻔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필립은 영원히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죄책감과 책임감을 짊어지며 살아야 할까? 올리버 역시, 필립을 볼 때마다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상기하며 끊임없이 속죄해야만 할까?

6-2. 극을 보는 내내 생각했다. 섣불리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필립을 구원하고픈 대답이 선뜻 나 자신에게도 쉽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될까봐. 한편 나 자신에게 엄격하기 위해 나 외의 다른 사람들 까지도 - 필립을, 올리버를, 그리고 오빠를 - 함께 비난하는 것이 될까봐. 


7. 고백하면 나는 1958년의 인물들과 2017년의 인물들이 같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58년의 일 이후 (체감하기로는 오륙년 즈음의 시간이 지나) 연장선상에 놓여있는 일들이라고. 60여년의 간격이 있기에 그랬다면 17년의 인물들은 이미 노인이 되어 있어야 하지만 그것이야 극적인 허용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읽으면 이 극은 훨씬 더 복잡해지고 인물들은 훨씬 더 아름다워진다. 자신의 전 남편과 외도했던 절친한 친구를 용서하고, 그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며, 심지어는 연애상담까지 해 줄 수 있는 실비아. 실비아에게는 가해자인 동시에 올리버에게는 피해자가 되는 필립의 이중적인 대칭구조. 자신의 욕망과 감정에 솔직할 수 있었기에 필립을 사랑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바로 그렇기에 필립을 배신하고 상처입힐 수 있게 행동하는 올리버. 

7-2. 하지만 2막의 중반즈음에 이르러서야 그것이 내 '오독'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명백하게 오독이었다. 58년의 인물들과 2017년의 인물들은 정확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물론 사건이나 구도가 겹치기는 했지마는. 그러자 이 극이 순식간에 납작해져버렸다. 전 남편과 절친의 외도를 용서할 수는 있었지만 마음의 상처를 안고 그들을 떠나 버린 실비아와, 그저 게이인 친구 올리버를 아끼고 응원하는 실비아는 예전만큼 강한 캐릭터가 되지는 못했으며 실비아를 일방적으로 상처주었던 필립과, 별개로 올리버에게 일방적으로 상처받은 필립은 예전만큼 복잡다단한 캐릭터가 되지 못했다. 


8. 올리버는 어떻고. 공원에서 낯선 남자들을 만나서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그들의 좆을 빨고, 나치 제복을 입은 남자에게 흥분하는 올리버. 프라이드를 강력하게 추천했던 ㄱ선배는 17년의 인물들이 58년의 인물들의 환생이라고 설명했다. 58년의 올리버가 필립에게 강간당했던 것이 트라우마로 남았기 때문에 17년의 올리버가 성적인 것에 집착하는 거라고. 그건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해석이었다. 물론 충분히 개연성이 있고, 실제로 그것이 성폭력 생존자들의 PTSD의 한 전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해석은, '낯선 사람들과의 원나잇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변태적인 성벽은 일종의 병증이다'고 주장하는 것 같잖아. 실제로도 작품은 17년의 올리버를 그런 식으로 끌어나갔다. 아니 왜, 성벽에는 꼭 사고나 트라우마가 있어야 해? 그냥 원나잇 좋아하면 안 돼? 그냥 섹스가 존ㄴㄴㄴㄴ나 좋을 수도 있잖아. 

8-2. 올리버는 공원에서 만난 낯선 남자들과의 오럴섹스를 이야기하며 말한다. "어쩔 수 없어, 이게 나야!" 그리고 나는 그 지점이, 아주 뻔뻔스러우면서도 지나치게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아, 올리버. 귀여운 올리버. 뻔뻔한 올리버.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른 너도 아니고, 그런 너를. 그게 너인걸.
        그러나 극의 후반부에서 올리버는 고백한다. 그건 사랑이 아니었어. 그 사람들에게 나는 그저 잘 빠는 다이슨 청소기 비슷한 뭔가였던 거야. 그건 행복하지 않고 진정한 관계도 아니야. 나에게 진정한 사랑이 뭔지 알려준 건 바로 너야, 필립.  (*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대강 이런 이야기였다. 다이슨 청소기라는 표현은 실비아가 썼다) 

8-3. 그리고 나는 실망감을 느끼며 약간 빡쳤다. "나에게는 이런 욕망이 있지만, 그리고 그것은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할 것이지만, 필립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네가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고, 너와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들은 너를 존중하기 위해 포기할게" 그 둘은 이렇게 말했어야했다. 섹스에 집착하는 건 트라우마고 병증이기에, 진정한 사랑을 만나 이제 치료되었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역설하기 위해 올리버는 그간의 자신의 욕망을 모조리 부정했다. 하지만 왜, 그냥 이유 없이 그런 자극적인 플레이들을 좋아하면 안 돼? 섹스를 좋아하면 안 돼? 사랑 없는 섹스를 즐기면 안 돼? 적어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는 크리스천 그레이의 성벽을 '어렸을 적의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니라, 그냥 취향' 으로 설명하는 정도의 진보는 보였단말이야. 


9. 인물들: 필립, 필립을 보면서 나를 생각했고 오빠를 생각했다. 실비아에게 상처를 주는 필립을 보면서는 나를 생각했고 올리버로부터 상처받는 필립을 보면서는 오빠를 생각했다. 하필 또 대사가 그래서. 실비아, 감히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실비아가 셋 중에서 가장 나와 같은 언어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조금 닮았고 - 물론 ㄱ선배는 격렬하게 부정했지만 - 또 나는 실비아 같은 사람이 되고싶어. 58년의 실비아도 17년의 실비아도. 올리버,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 


10. 58년과 17년을 분리하면 극은 지나치게 납작해진다. 실제로도 되짚어보니 아주 전형적인 퀴어극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주 시시한 메세지였다고 생각했지만 N선배의 평가는 달랐다. 내게는 익숙한 담론이었지만 N선배에게는 낯선 이야기였댔거든. 

10-2. 하지만 노골적으로 무지개를 깔며 퀴어극으로 머물렀다는 것이 한계였다고 생각한다. 퀴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야지. 계급을 특정하지 않고 일반론으로 환원했을 때 지워지는 지점이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반대로 개개별 인물들을 단지 계급으로 설명하면 놓치게 되는 지점들 역시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로 읽었을 때 더 좋은 극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짚어야 할 몇 가지 지점들을 이 작품은 빠뜨리고 있었다. 9번과 10번에 대해서는 재관람 이후 좀더 부연할 일이 있을 것이다. 


11. 솔직하고, 용감하고, 강인한 인물들은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극이었다. 나도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솔직하고, 용감하고, 강한. 

        "진심입니다. 사랑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 마음에서, 조금도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 라는 다소 상투적일 만큼 보편적인 이 논리마저도, 인간이 영위하는 삶의 다양성 앞에서는 무효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합니다' '하지만 헤어집니다' 라는 이 두 문장 사이에 얼마나 큰 고통과 슬픔이, 죄책감과 고민들이 존재했을 지,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께 설명드릴 순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대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경우, 평생을 여러분께 거짓말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박소희, 만화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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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2016. 8. 31. 14:49
청춘시대 - 여성이 여성을, 아니 여성만이 여성을 구원하리라

<청춘시대>에는 괜찮은 남자놈들이 하나도 없다. 돈과 선물로 여자의 '가짜 연애'를 사는 놈, 권력관계에 기반해 여직원들을 찝적이는 놈, 약속시간에 매번 늦고 여자친구의 친구 찝적대고 소리를 지르고 내동댕이치고 하는 것으로 모자라 자기를 '비웃었다고' 이별 후 전!여자친구를 납치폭행하는 놈... 벨 에포크 여자들의 주변 남자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는 남자들까지도 하나같이 술에 약을 타고 여자가 술처먹는다고 욕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게 좋아한다고 꽃다발 들고 집 주변을 맴돌며 스토킹하는 놈들 뿐이니, 온갖 일부 (빼먹으면 안 됨) 한국 남자 (줄이면 안 됨) 들의 양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뿐인가? 개중 그나마 쓸만한 남주인공으로 둘 나오는 놈 중 하나는 사귀는 것도 아닌데 - 물론 사귄다고 그래도 된다는 얘긴 아니지만 - 남의 삶의 무게를 함부로 재단하며 이래라 저래라하고, 다른 놈은 도시락 싸다줘도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말 툭툭 내뱉고 완력으로 억지실랑이를 하고 그런 것들이 여성의 입장에서는 불편한 폭력이라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이 드라마는 그런 것이 로맨스요 순정이라고 굳게 믿는 이 사회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일상적인 불안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는 진명은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남자 손님이 수상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응급벨에 손을 올린다. 으슥한 교외의 별장으로 자신을 데려온 매니저의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터덜터덜 걸어가는 길에는 차를 태워주겠노라는 남자가 나타났지만 (그가 실제로 호의를 가진 것이었든, 그것이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일이었든) 거절하고, 대합실에서 밤을 새며 취객의 코 고는 소리에 움찔움찔 놀란다. 은재는 골목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바짝 긴장에 종종달음치다 자신을 붙잡는 손에 비명을 지른다. 철없는 남자친구의 '서프라이즈'였을 뿐이지만, 벨에포크의 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수상한 남자'일 뿐이니까.

그렇게 험난한 세상에서 그녀들은 서로를 구원한다. 은재의 비명소리에 달려온 언니들은 플라잉 니킥으로 '수상한 남자'의 코피를 터트리고, 모종의 범죄로 '빵'까지 들어갔다 풀려난 남자가 약을 타 준 술을 마시는 예은을 본 이나는 '내가 얘 애인이다!' 고 큰 소리를 치며 예은의 머리채를 끌고 나온다. 짙은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고, 선글라스를 쓰고, 클래식과 샹송을 틀어놓고 홀로 왈츠를 추는 '멋쟁이' 집주인 할머니는 호스로 물을 뿌리고 양파를 던져가며 은근슬쩍 자신의 세입자들을 보호한다. 예은이 납치당하자 무작정 범인의 집으로 쳐들어가 그녀를 구출해내는 그녀들의 모습은, 벌벌 떨며 빈 그릇을 챙겨 도망가는 짜장면 배달부의 모습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심지어 예은을 구출하러 가는 길 잡아탄 택시 운전기사마저 여성이니, 마치 이 드라마는 오직 여성만이 여성을 구원하리라고 말하는 듯 하다.

우여곡절을 겪는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다섯 명의 이야기를 그린 '여대생 청춘동거담', <청춘시대>. 인간적인 경험들과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엮어 낸 다섯 명의 캐릭터 모두에게서 우리는 조금씩 자신과 닮은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줄인다. 오래간 그녀들의 삶을 애틋하게 응원할 것 같다. 




청춘시대 - 여대생 청춘 동거담
JTBC
12화

(2016-08-16-16:51)
- 한국어 하기도 싫고 모니터링도 하기 싫으니 본다! <청춘시대>! 여자애들 많이 나오는 드라마!
- 드라마 모니터링지를 따로 작성할 지 어떨지 모르겠다. 올해가 아니라 내년을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차곡차곡 모아놓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
- 나중에 두 번 보지 않을 수 있게 가능한 한 꼼꼼하게 기록해보도록 하자. 각 화별 줄거리를 알기 쉽게, 그리고 장단점을 정리할 수 있게 연출 특징이나 느낀점 생각할 점 등을 잘 체크해 볼 것.


제 1화 출발선상의 두려움 #슬리퍼

- 앗 실제화면에 색연필같은 스케치선이 덧입혀지는 연출들 너무 예쁘다! 오프닝만일까? 계속 이럴까?
- 새하얀(이름으로추정)의 입주. 아직 이름을 모르겠는 귀여운 언니(내취향)는 방에서 남친이랑    하다가, 정확히는 하려다가 벨소리에 깜짝 놀라서 뛰어나온다. 집주인에게 들키지 않게 엉성하게 웃으면서 신발장에서 남자신발을 감추고, 15시와 5시를 헷갈리고, 빠른 말투로 다다다다 집을 소개해준다. 언니 귀여워 식영과? 시경과? 딕션이 조금 모자라긴 하는데 그래도 귀여워 내취향 ㅠㅠ 귀여워 ㅠㅠ 
- 이름이 유은재였네 왜 핸드폰엔 그렇게...? 아 새 하메...
- 신발장엔 신발이 가득, 냉장고엔 가지런한 글씨로 예쁜 이름표들이 가득. 머리를 감는 중에 문을 벌컥 열고 들여와서 아무렇지 않게 오줌을 누며 '너 아직 애기구나?' 하는 것. '여자들끼리 사는 삶'의 단면적인 이미지들.
- 상징적이고 감각적인 이미지들의 클립? 그냥 오프닝시퀀스?
- 사실 여자애들 열한 명이 함께 살았던 내 생활이 그랬었냐면, 그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서 이 드라마가 '여자들끼리 사는 삶'에 대한 약간 귀엽고 자극적인 환상들로 점철된 것인지 현실적인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환상은 내가 가진 '여자들끼리 사는 삶'과도 부합하고, 그래서 좋다.
- 다른 사람이 해 놓은 토스트를 (빼앗듯) 나눠먹고, 샤워하곤 수건 한 장 두른 맨몸으로 부엌과 거실을 돌아다니고, 아무렇지 않게 남이 끓여놓은 커피를 따라 마시고. 
- 어느 누가 저렇게 예쁜 진열대에 컵을 매달아놓고 정갈한 목욕바구니를 꾸릴까. 때로 어떤 드라마 속의 집/생활은 모델하우스처럼 지나치게 전시적이다. 생활감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개인적으로는 생활감을 잘 재현한 장면들을 좋아한다)
- '잘땐 불 끄고 자요' '집에선 통화보다는 문자로' 신경질적인 포스트잇들.
- 좋아요 : 얼굴을 보지 못하고 엇갈리다 1화 20분만에 처음 등장한 신경질적인 룸메. 부엌의 작은 쪽창으로 비치는 역광 속에서 이쪽을 돌아본다. 일부러 얼굴 잘 알아보지 못하게. 잘 계산된 연출.
- '여자들끼리 사는 삶'의 환상은 곧 산산조각나기 시작한다. 정확히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환상이겠지만. 유은재 잼을 함부로 퍼먹고, 유은재 신발은 힐로 짓밟히고, 세탁기에 빨래를 섞어서 집어넣기도 하고 널지를 않아 대신 널고, 남의 옷을 몰래 집어입고 잘못 빨고 남의 신발을 몰래 집어신고 기스를 내고 그래서 대판싸우고, 신경질적인 쪽지들이 붙고붙고붙고.
- 현실적인 묘사라기보다는, 두 번째 환상. 인터넷으로 형성된 (일종의 네이트판식) '여자들끼리 사는 삶(은 사실 이렇게 더럽고 개구지고 구질구질하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 대한 환상은 아닌지?
- 남자친구한테 찡찡대다가 아무렇지 않게 치마를 들추는 장난을 치곸ㅋㅋㅋㅋㅋㅋ 음 나 이런 현실성 좋아해... 내 감성은 역시 케이블인가봨ㅋㅋㅋㅋㅋ
- 여하간 앞으로 함께 사는 삶을 생각한다면 다함께 볼 것. 생각할 것도 많고 
- 정예은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 얄밉지만 귀엽다 하지만 얄밉다 민폐캐릭터... 하지만 왠지 저 민폐가 내 민폐일 것 같다...
- 말 대신 감각적인 이미지들로 표현하기.
- 그래픽도 귀엽게 넣는다.
- 짓눌려가는 유은재가 귀엽고 안쓰럽고... 그래서 앞으로의 생활이 은재를 '성장'시킬까?
- 그런데 그걸 '성장'이라고 말해야 할까? 어떤 부분은 yes, 어떤 부분은 no.
=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같고 그래도... 이럴 필욘 없잖아? 그렇게 못되게 굴것까진 없잖아! 비웃을 필욘 없잖아! 조금은 친절해도 되잖아. 다들 니들처럼 익숙한 건 아니니까. 나는... 죽을 것 처럼 힘든데!" "조금... 잘해주면 되는데..."
- 이미지. 화면. 앵글. 이미지. 이미지. 뒤섞이는 이미지. 
- 여자애들이 나오고, 그것도 넷이나 나오고, 그것도 같이 살고, 그것도 귀엽고, 어떡해 이거 너무 내 취향이야!
- 물어뜯고 (말 그대로) 머리를 쥐어뜯다가도 다음 날이면 까르르 웃고, 가방을 집어던지고 싸우더라도 이마를 짚어보고 약을 챙겨 먹이고 죽을 데워주는 삶. house보다는 home에 가까운, 물리적인 공간만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공유하는, '함께' 사는 삶.
경영 "마음에 안 드는 거 있으면, 그때그때 말 해. 혼자서 끙끙대면서 부풀리지 말고."
은재 "죄송해요..."
경영 "미안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 공간에서 사는데, 마음에 안 드는게 한두 개야? 참기도 해야겠지만, 필요한 말은 꼭 하라고."
라라 "너 말 해봐.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말 안 해도 다 알 것 같지? 절대 모른다, 너."
은재 "......."
예은 "없어? 그럼 나 먼저 한다? ..."
'나만 참는 줄 알았다.' '나만 불편한 줄 알았다.' '나만 눈치보는 줄 알았다.'
'말해도 소용 없을거라는 생각, 말하면 미움받을 거라는 두려움, 비웃을 거라는 지레짐작. 그러고 보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무례하고, 난폭하고, 무신경할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오만했다.' '나와 같다. 나와 같은 사람이다. 나만큼 불안하고, 나만큼 머뭇대고.' '나만큼은, 착한 사람.' 
- 언젠가, 정확히는 7월 11일 즈음이던가, 악어에서 유녜와 소피가 나를 앉혀놓고 차근차근히 해 주었던 말들. 은재 뿐만 아니라 나도 배워야 할 것들.
- 연출 되게 잘 한다. 화면화면 구성들도 예쁘고, 똑똑하고, 하나하나 짚을 수는 없지만 은재의 심리를 부드럽게 잘 따라가 준다. 설명하기 대신 보여주기. 소재들도 꼼꼼하게 구성하고.
- 하지만 아직 이름을 둘이나 몰라! 
=
'비밀에는 두가지가 있다. 말할 수 있는 비밀과, 말할 수 없는 비밀.' '어차피 이런 자리에서 털어놓을 수 있는 비밀이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저 그런 이야기.' '나는 절대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하나 있다.'
=
'이 사람들, 이상해.' '이 사람들, 진짜 이상해.'
- 앗 이거 넘 귀엽구 좋다!
- '유은재 인터뷰'. 배우 말고 캐릭터. 좋은 시도. "저... 그만해도 돼요? 저 그만하고 싶어요."
- 요약 : 유은재의 벨에포크 적응기. 거절도 못 하고 불평도 못 하는 유은재에게는 적응할 것이 많은 새 학기는 새 삶은 험난하기만 하다. '무서운' 세 언니들 사이에 낀불편함은 유은재를 주눅들게 만든다. 어느 비 오는 날, 학교에서 은재를 만난 정선배(예은)는 도서관 자리를 맡아달라며 은재에게 가방과 책을 맡긴다. 자리를 맡아두지만 예은은 오지 않고, 은재는 예은의 가방과 책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고, 세 사람이 '은재는 만만하고 답답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만다. 억눌러 왔던 서러움이 터진 은재는 예은의 가방을 창 밖으로 집어던지고 소리를 지른다. 다음 날 아침은 대청소 시간, 밤새 열병으로 한바탕 앓고 멋적은 얼굴로 등장한 은재를 '하메'들은 '불편한 것이 있다면 꾹꾹 참아두지 말고 말하라'고 다독인다. 

- 하나만 더 볼래 ㅠㅠ 귀여워


제 2화 이 팬티가 네 팬티냐? #거짓말과 민낯

- 정예은이 한승연이었구나!
- 매화 타이틀 시퀀스가 마음에 든다. 공 많이 들였겟어. 그런데 소스는 다 어디서 가져올까?
- 근데 왜 남자친구 속옷을 모르지? 트렁크인지 브리프인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그 날, 하다가 말고 쫓아냈는데 남자친구 속옷을 구분 못한다는게 말이 돼?_? 혹시나 해서 급하게 감춘다음 문자로 확인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 집에선 당연하게, 티셔츠 안 벗고 브래지어 벗기 스킬! '섹스고, 연애고' '싸긴 쌌는데 다른 걸 쌌다'고 가리지 않고 말하기. 한편으로는 현실성, 한편으로는 "(근데 2화부터 섹스고 뭐고 막 나오던데요)"라는 이야기를 듣고.
- 류화영은 왜 매번 저런 캐릭터일까? 물론 류화영 예쁘고 섹시하지만 늘 몸으로 어필하는 캐릭터로 '포지셔닝' 된다.
- 웨이트리스 윤선배를 보는 셰프(?)의 시선. 주방에서 내놓은 음식을 가지고 나가는 윤선배를 보는 시선은 홀을 비추는 모니터로 향하고, 모니터 속에서 - 홀로 나가는 윤선배의 모습을 비추는 와이드 앵글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아, 연출 좋아. 
-  열심히 사는 각자의 일상을 하품-하품-하품으로 연결하는 화면. 여자로서 사는 삶의 예쁘고 화려하고 개구지고 아기자기한 면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성실한 삶의 고단함까지도 보여주는 드라마가 좋다.
- '또 거짓말을 해버렸다. 일찍 왔는데도 늦은 척, 보고싶어 죽겠으면서도 안 보고 싶은 척. 공들여 화장하고도 막 나온 척, 이런 척 저런 척.' 요망지게 남자친구 갈아치워가며 연애 잘 할 것 같던 예은이 저렇게 온몸으로 '날 사랑해 줘! 사랑받고 싶어!' 하고 외치는 연애를 한다는 사실이 현실적이면서도 불쌍하고 안타깝다. 서로 오가는 것이나 선물의 액수, 포장이 사랑의 척도는 결코 아니지만, 힘들게 쪼개어 모은 용돈으로 비싼 옷 선물하고 싸구려 향수 샘플이나 받고, 그마저도 집에 놓고왔다고 남자친구 집으로 '가지러 가'서 결국은 섹스로 이어지고... 최근 설현과 지코의 스캔들을 볼 때도 그런 기분이었다. 반드시 남자가 여자를 데리러 가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설현만 일방적으로 바쁘게 뛰어다니고 매달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걸. 불쌍하고 안타깝고 씁쓸하고
- 사랑받고 싶어하는, 혹은 사랑받고 있는 척하는. 하지만 비난하기보단 안타까워하고 싶은 거짓말들. 발버둥치는 삶의 고단함들. 
- 사랑받지 못하는 연애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누구건. 
=
'거짓말은 화장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맨얼굴을 가리기 위해 화장하는 것 처럼, 진심을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화장은 점점 진해지고, 거짓말은 점점 늘어난다. 언제부터 맨얼굴이 부끄러워진걸까? 언제부터, 진심이 창피해진걸까. 그래, 진심은 저렇게 찌질하구, 슬프구, 약하니까. 진심이 거절당하면 진짜 아프니까. 쿨한 척, 덜 좋아하는 척, 농담인 척.'
- 하지만 별로 적절한 나레이션은 아닌 것 같다. '더 좋아한다는 진심을 들키면 부끄럽고 아프니까'가 아니고 '서운한 티 내면 미움받을까봐 무서워서 아무렇지 않은 척. 사랑받고 싶으니까. 남자친구가 소홀한 걸 알면서도 사랑받는 척. 사랑받는 사람이고 싶으니까.' 가 훨씬 적절하지 않을까?
- 문자 오타 ㅠ ㅠ 깨알같애 귀여워...
- 한편, '사랑받는 것'은 무조건 행복한 것이 결코 아니다. 상호성이 합의되지 않는 이상. 결코. 아니다. 잘 들으세요. 어떤 사람들은, 왠지 모르겠지만 경험적으로 남자들은, (일방적으로) 사랑하는 것을 헌신적이라고 여기고, (일방적으로) 사랑받는다는 것이 대단한 특권인 줄 아는 모양인데 (ex 콰지모도의 사랑을 받는 에스메랄다) 상호성이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인 사랑과 헌신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리고 아주 많은 여자들에게는 충분히 불쾌하고 두려울 수 있다. 그렇다. 집 앞에서 꽃 들고 기다리는건 사랑과 헌신이 아니고 스토킹입니다.
- "지금 이나씨가 하고 있는 건 매춘입니다!" 아. <연애의 발견>에서 '너 나랑 자려고 만나지'를 볼 때와 같은 느낌. 우리 모두가 어렴풋히 느끼고 있지만 뭐라 딱 짚어 말할 수 없는 부분을 켜켜히 잘 쌓아올려서 그 미적지근한 불편함을 느끼게 만들고, 마지막 하나로 그 긴장감을 와르르 무너뜨리는 것. 설명하기가 아닌 보여주기. 너무나, 너무나도 솜씨 좋은 이야기꾼. 그리고 하필 그 자리에서 알바 마치고 퇴근한 윤선배를 마주치도록 안배한 것도 너무나 좋았다.
- "미쳤다고 남자들이 공짜로 가방사주고, 용돈주고 그래? 아니잖아. 주고받는거지. 매춘이 뭐 별거야? 돈 받고 섹스하는 거, 그게 창녀야." 많은 연애에서, 그리고 일반적인 연애에서는 남성의 경제력과 여성의 몸이 교환된다. 그런 연애와 매춘의 차이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일까? 사랑과 연애의 진정성이란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예은의 연애. '약속시간에 늦고, 나오라고 했다가 갑자기 취소하고, 만나면 섹스만 하려들고, 선물이랍시고 사은품을 건네'는. 예은은 '오빠'를 연애관계로 잡아두기 위해 시간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누가봐도 충분히 불공평할만큼 헌신한다. 예은의 헌신이 없다면 오빠는 더 이상 이 관계를 유지할 이유를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예은의 연애는 반대의 의미에서의 매춘 아닌가? 예은의 정성과 선물 등등을 끌어모아 바쳐가며 연애를 (비단 섹스만이 매춘이겠는가) 유지하는 것. 한편 예은 때로 내키지 않는 섹스를 하(는 것 처럼 보이)ㄴ다. 섹스가 싫거나 '오빠'가 싫은 건 아니지만, 섹스만 하려고 드는 오빠가 아쉽고 싫은 순간들에도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받는 것 없이 주기만 하는 연애지만, 만일 오빠가 예은에게 매일매일 혹은 종종 비싼 선물을 안겨주고 맛있는 것을 잔뜩 사 주는 사람이었다면, 그리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분명히 그것이 예은이 이 관계를 행복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요소였다면, 그래서 예은이 그런 섹스들을 거절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매춘인가 아닌가? 예전에 어떤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본인이 남성이라는 이유를 떠나서 연장자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또 주로 먼저 데이트를 제안하는 쪽이기 때문에 데이트에서의 비용을 더 많이 부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늘 상대방이 자신을 덜 좋아하지만 (해당 영화가 너무 보고싶다는 등의 이유로) 이 데이트에 응하는 것이 매춘과 유사한 구조를 지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역시도 가끔씩은,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남자 선배들이 비싼 밥을 사주거나 맛있는 술을 사주거나 할 때 얻어먹으며 이것이 매춘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다고 느꼈던 적 있다. 오빠는 대개 일방적으로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 왔고, 언젠가는 (진지하게 꺼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작은 금액의 용돈을 주겠다고 제안한 적도 있으며, 나는 잔고가 부족한 월말 지응에게서 택시비를 얻어 집에 들어갔던 적 있다. 그래서 그것들은 매춘인가 아닌가.
- 그래서 강언니는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인가?
- 하지만 이 드라마는 강언니의 '매춘'을 고발하거나 그녀가 느끼는 공허함을 '이런 관계에서는 으레 그럴 수 밖에 없는'것으로 비판하려기보다는, 이해하지는 못해도 위로해주고 싶어하는 것 처럼 보인다. 물론 다음 화를 봐야 알겠지만.
- 이분법적인 시각은 지극히도 20대 청춘의 것이라고 PD님은 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다음 화 예고로 미루어 보건대 강언니를 비판하거나 위로하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녀의 행동은 비판받을 지점이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녀의 쓸쓸함은 충분히 위로받아야 하는 것처럼. 달곰쌉쌀함이 한꺼번에 느껴진다면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
- 요약 : '남자 출입 금지'가 원칙인 벨 에포크의 빨랫대에서 남자 팬티가 발견된다. 예은은 팬티의 주인 찾기에 나서고... 그 과정에서 하메들의 남자관계와 그녀들의 몇 가지 거짓말들이 드러난다. 남자친구와 사귄 지 1주년이 되는 날, 데이트에도 지각한 남자친구에게 싸구려 화장품 샘플을 선물로 받은 예은은 하메들에게 '오빠가 주말에 여행가자고 했다'며 거짓말을 하고, 결국 주말 아침 성대한 환송을 받으며 여행가는 척 가방을 싸들고 나와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나는 며칠째 집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스토커와 실랑이를 벌이고, 와중에 그녀가 사실은 부잣집 딸이 아니라 남자들이 주는 용돈을 받고 호화로운 생활을 해 왔음이 드러난다. 예은은 그것이 매춘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2016-08-18-13:17)
= '나는 쉽게 살아간다. 젊음과 외모 덕분이다. 사람들은 쉽게 사는 걸 경멸한다. ... 모르겠다. 쉽게 사는게 나쁜걸까? 힘들게 산다고 제대로 사는걸까? 인생. 두 번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뭐가 옳은지 모르는거다. 그것도 인생. 이것도 인생. 그저 그럴 뿐이다.'

제 3화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썩은 구근

= '나는 그들의 가짜 애인이다. 우리의 연애가 가짜라는걸 그들도 알고 나도 안다. 말하자면, 나는 한 사람을 위해 연기를 하고 출연료를 받는 셈이다. 용돈이라는 이름의 출연료.' '그렇다, 나는 창녀다.' 
- 그린으로 나가는 이나의 모습이, 몇 주 전 모 패치에서 봤던 사람들의 인스타그램과 너무나도 닮아있어서 기분이 참으로 미묘하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자눌러쓰고 수상하고 은밀하게 등장해서 롱러브 사가는 남잨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언제방영된거지... 트렌디하다 트렌디해
- 그래서 편의점 콘돔박스의 롱러브를 알아보는, 그러니까 의도된 개그가 먹히는 시청자층은 얼마나 될까? 15세이상 관람가에서?
- 은재 좋아하는 선배는 본인보다 어린 입장(=은재)에서 보면 진짜 싫은데 본인(=2,3학년으로 추정)보다 나이많은 입장에서 보면 다 보이고 서툴러서 넘나 귀엽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니야... 작업 그르케하는거 아니야...
- 쏭 넘나 귀엽닼ㅋㅋㅋㅋㅋㅋㅋㅋ 멋있다 연기 어떻게했을까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헉 소개팅남 귀여워... 넘 어리구 귀엽게생겼다...!
- 오빠가 나오라면 나오고 아니라면 가다가도 돌아오는, 휘둘리는 예은과 / '내가 대기조야? 안 가.' 하고 신경질내며 끊을 수 있는 이나. 
- 저런 레스토랑은 얼마나 비쌀까? 맛은 잇을까? 고민......
- 아주 미묘한 기류들. 이나는 윤선배를 의식한다. 왜? 그녀가 자신과 가장 먼 곳에 있는 사람이라서. 가장 깨끗하고, 자신의 손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넌 내가 싫은거냐, 내 가난이 싫은거냐." '부러워서 싫어.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말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질투나게 만들어서 싫어. 너처럼 되고싶은데 너처럼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 밖에 없어.' '그래서 냄새가 나는거야... 내 질투에선 썩은 냄새가 나.' 윤선배에게 스폰 중개를 제안하고, 윤선배 앞에서 그런 풍요로움을 과시하는 것은 윤선배를 자기의 위치로 끌어내리고 싶은 것 - 더럽히고 싶은 것. 자기혐오에서 온 자기방어기제가 아닐까? 성판매여성들은 여성들을, 특히나 20대 학생들을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588 등지를 지나가면, 남자라면 호객하고 여자라면 침을 뱉는대. 자신들의 삶을 혐오하는 대신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미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나에 대한 예은의 강렬한 거부감은 어떨까? '창녀'를 극도로 혐오하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 양쪽 다 인터넷상 페미니즘에서 많이 나왔던 이야기다. 겉보기로 따지면 하메들 중 이나와 가장 닮은 사람은 예은이다. 외모를 가꾸고, 화려하게 차려입고, 남자/연애에 높은 비중을 두고(쏭도 소개팅에 목을 매지만 다른 느낌). '창녀'는 겉보기만으로는 '일반인'들과 구분하기 힘들고, 그래서 '창녀'와 같은 부류로 묶이지 않기 위해 혹은 같은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 다른 어떤 사회적 계층보다도 젊은 여성들이 '창녀'를 가장 배척하고 혐오하는 반응을 보인다는 분석이었다.
- 오늘의 인터뷰는 이나 차례. Q. 정예은과의 키스는 충격적이었다. 느낌이 어땠나? A. 무슨 질문이 그래요? Q. 성폭력이라는 이야기도 있던데? A. 고소하든가. 고민을 많이 하고 만든 드라마가 아닐까. 이나를 더럽다고 하는 예은에게 이나가 입을 진하게 맞추는 것으로 응수하는 것도 귀여웠고, 한편 동성간이라도 분명히 폭력인 것을 명확하게 짚어주는 것도 좋다.
- 요약 : 이나의 일로 벨에포크의 분위기는 뒤숭숭해진다. 특히나 예은이 이나를 꺼려했다. 이나는 하메들의 반응에 씁쓸함을 느낀다. 그녀는 자신과 가장 반대쪽에 놓인 - '무식할 정도로 열심히 사는' - 진명에게 스폰 애인을 소개해주겠다고 제안하고, 진명이 이를 거절하자 보란듯이 애인을 진명이 일하는 레스토랑으로 데려가 호화로운 생활과 돈 이야기를 과시한다. 이나는 자신이 진명을 질투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예은은 하메들에게 이나를 집에서 내보내자고 제안하고, 이나는 본인이 이사하겠다고 한다. 


제 4화 내 꿈은 회사원이다 #가난의 종말

- '특별한 것을 동경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특별한 운명을 타고났다고, 남다른 삶을 살거라 믿었다. 죽어도 평범해지진 않을거라, 다짐했었다. 평범하다는 것은, 흔한 것. 평범하다는 것은, 눈에 띄지 않는 것. 평범하다는 것은, 지루하다는 의미였다.'
- 일단 여자가 넷이니까 연애도 넷이라서 좋다. (물론 안 좋은 연애도 있다 예은이 빨리 헤어졌으면) 끄으... 서투른 은재네 선배 보는 것도 귀엽고 진명이 좋아하는 셰프가 다정다감하게 돌직구로 들이대는것도 ㅠㅠ 좋고 ㅠㅠㅠ 집 들여보내구 우산쓰고 창문 올려보는 것 봐 ㅠㅠㅠㅠ 다정해 ㅠㅠㅠ 저때가 젤로 좋을땐데... 윤선배가 조금 즐겼으면 좋겠다 ㅠㅠㅠ
- 여자가 짐 든다고 남자의 수치라고 하는 새끼를 고등학교때도 본 적이 있었는데요... 난 열일곱살때도 싫었는데 은재는 스무살이나 돼서 왜 저런 멘트에 홀리는지 모르겠지만 여하간 그래도 틱틱대는것보다는 홀리긴 합니다 아직도 이름 모르는 은재네 선배 보고배우세요 
- ??? 까르보나라 하나 감베리올리오 하나 내주는데 왜 둘다 초록색이지...???
- 아님 셰프님을 보고 배우세요 홀 모니터로 진명씨 지켜보는 것 봐... 다정해... 우산 씌워주는 것도 다정하고 동네 편의점 샅샅히 돌아서 찾으러 온 것도 다정하고 (근데 왜 쉽게 물어보질 않았을까 번호도 없나) 정리 도와주는 것도 다정하고 다른 음료 두 가지나 사서 뭐 마실거냐고 고르게 해주는 것도 다정하고... 최고다정함이다 진짜 ㅠㅠㅠ 셰프님 이름가르쳐주면 좋겠다 ㅠㅠㅠ 
- 오... 정예은네 오빠 넘별로... 데이트폭력의 전형이다. 길에서 일행 내버려두고 혼자 자리 떠나는 것, 차를 난폭하게 모는 것 둘 다 드라마에 많이 나오는 데이트폭력의 전형이고 화 났는데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사람 불편하게 만드는 것, 소리지르고 차에서 끌어내 길에 내동댕이치고... 넘나... 데이트폭력입니다 남친이 저 중 하나라도 하면 꼭 헤어지세요 여러분... 게다가 대학안나왔다고 자격지심으로 화내는것까지 넘 양아치다... 이나가 화내줘서 넘나좋다 저런 양아치랑은 당장 헤어져 예은!
- 어 방금 셰프님 이름 들렸는데 딕션이 넘 나빠서 못들었어 ㅠㅠㅠ 재환씨? 뭐라구? 이 드라마 최고 벤츠...
- 엌ㅋㅋㅋㅋ 선물 칼갈이였네!
- 왜 저 레스토랑은 램스테이크랑 립아이스테이크도 똑같아보이지
- 선물받았다구 보란듯이 하루종일 칼 가는 솊 넘 귀엽구 ㅠㅠㅠㅠㅠㅠㅠ 
- 매니저도 나쁘다 왜 남의 손에 붙은 밴드를 함부로 떼요? 그건 좀 나빴어요 그래도 술 사주고 회 사주니깐 봐줍니다... 그래도 담부터는 그러면 안돼요 소리지르는거 안돼요 
- 한편 기다리다 없어서 집 앞까지 찾아가서 진명이 집 돌아올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셰프는... 어... 좀... 다정한데 미묘하고... 스토킹...? 역시 스토킹...? 그러라고 집 가르쳐준거 아닐텐데...???? 그러구 어느 웨이트리스가 투덜거리면서 진명이 흉보니까 소리 버럭 지르는 것도 별로구... 역시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한남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2016-08-19-13:03)

- 심지어 매니저가 진명이 편의 봐줬다곸ㅋㅋㅋㅋ... 손 다쳐서 시프트 편한 쪽으로 옮겨주고 차로 태워다줬다고 저렇게 꽁해지냨ㅋㅋㅋㅋ "그런거 아니라고 말해줘요." "그런거 어떤거요? ... 말하면 믿을거예요?" 아니 꽁할거면 기다리지 말구 기다릴거면 그렇게 표정 굳히면서 나 화났어 티를 내며 사람을 불편하게 하질 말구... 아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남이 잘해줬다고 그게 화 낼 일이야? 혼자 결론 다 내놓고? 역시 아무리 좋은 남자도 한남은 한남을 벗어날 수 없는가... 넘 별로... 
- 그래서 평소같음 도로쪽 창문으로 앉던 진명이가 일부러 도로에서 먼 반대쪽 창문가에 앉아서 얼굴 돌리는 연출도 좋고... 연출도 화면도 참 잘 잡는다.
- 헐 근데 매니저도 나빴네 매니저 믿었는데 매니저마저!!!!!!! '아무 일도 없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그는 알고있었다.' '그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나도 알고 있었다. 그동안 난 널 경멸했다. 내가 너보다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아니었어. 나에겐, 그저 너만큼의 유혹이 없었던 것 뿐이야.' 남성의 권력과 여성의 성의 거래는 크고 작은 곳에서 여러가지로 늘 빈번하게 발생한다. 그것들은 때론 또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기도 해서 새삼스레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대개의 여성들은 한두 번 씩은 그런 까슬함들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랬기에 #나는창녀다 가 (용어의 엄정함은 제쳐놓더라도) 그렇게 많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겠지. 그리고 그런 까슬함들을 단지 장치적으로만 구현하는 것이 아니고 - 여주인공의 씩씩함을 보여주기 위해 옆자리 아저씨가 허벅지를 주무르는데 크게 소리지르며 가방을 휘두른다든가 - 진정성 있게 잡아줘서 좋아. 
- 식물인간 환자를 오래 간병하는 가족들의 딜레마. 죽은 줄 알았을 땐 울다가도 죽지 않았다고 하니까 막막하고
- 리얼리티개쩐다......
- 요약 : 이나는 세 번째 애인이 마련해준 오피스텔로 이사한다. 진명이 일하는 레스토랑의 셰프 재완은 진명에게 다정하게 자신의 마음을 어필한다. 한편 은재는 첫 눈에 반한 선배를 만난다. 외로운 이나는 밤마다 단골 바에서 마주치는 낯선 남자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지만, 그 낯선 남자는 사실 모종의 속셈을 가지고 이나를 조사하는 중이다. 진명은 사고로 손가락을 다친다. 레스토랑 매니저는 진명의 편의를 봐주며 그녀를 은근히 더듬고, 재완은 그런 진명을 질투하며 다그친다. 진명은 재완에게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나는 취해서 벨에포크로 뛰어들고, 하메들은 그런 이나를 다시 받아들인다. 


제 5화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이유, 혹은 사랑하지 않으려는 이유 #남과여

- 이별의 매커니즘, 거부-분노-우울-타협- 수용.
- 재완같은 전형적인 순정남 캐릭터 좋을 땐 좋지만 이미 한남력을 보고 말았더니... 인제 설레지 않쟈나...
- '수컷의 밤 3일 전 / 실연자의 우울' 이거 넘 귀엽다...
- 은재 시선 따라 카메라 촛점 선배한테만 맞춰진것도 넘귀엽다...
- 헉 예은의 마음속 인사이드아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골고루한다 귀여워
- 이번 화는 네 명의 이별이야기. 넘 귀엽닼ㅋㅋㅋㅋ 하지만 은재야 그거 첫사랑 아니야 사랑아니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구 이제 선배들 이름을 대강 알게되었다 어설픈 선배는 재열이고 느끼한 첫사랑은 유빈이고!
- "수컷의 밤이 뭐냐? 남자들이 암컷이라 그랬으면 난리난리 칠텐데..." "그럴까? 너무했지. 양기충전의 밤으로 바꿀까?"
- 심지어 유빈선배 꽃까지 들고 찾아왔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넘귀여워...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근모양 풍선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지개색으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떽! 다 늙은 아저씨가 밤늦게 돌아다니고 그러는거 아니야!" "요즘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아빠 있는 딸들은 당최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요~~~"
= '나는 보통의 연애를 했어. 보통의 이별을 할 거고. 그러니까, 시간 지나면 잊을거야. 알아, 언젠간 잊을거라는 거. 언젠간, 잊힐 거라는 거. 그게 위로가 되면서도 또 그게 슬프기도 해. 한 사람을 잊고, 다음 사람을 만날 거야. 그 때 만나는 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날 더 좋아해 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누군가를 더 많이 좋아하는 건 충분히 해봤으니까. 알아, 헤어지는게 맞다는 거. 알아. 저 남자는 좋은 남자가 아냐. 제멋대로고, 아무렇지도 않게 약속을 어기고. 툭하면 화를 내고, 거짓말도 했어. 저 남자를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는 수만가지야. 그 중에서 제일 나쁜 건, 내가 원하는 만큼 날 좋아해주지 않는다는 거.' 
- 아니 근데 싸우고 연락 없으면 그냥 헤어지자는거지 나쁜새끼가 잠수타놓고서 상대방은 잠수이별당하는 기분 겪게 해놓곤 이제와서? 넘 뻔뻔하잖아?
=
"할 말 있다며. 해."
"그 동안 고마웠어."
"뭐?"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제대로 헤어지고 싶어서."
"헤어지고 싶어?"
'저 사람을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는... 수만 가지.'
"말해 봐. 나랑 헤어지고 싶어?"
(절레절레) '그 사람을 좋아해도 되는 이유는, 딱 한 가지.'
"그런데 왜 그런말을 해?"
"그건, 오빠가......" '좋아하니까. 좋아하니까. 너무나, 좋아하니까.'
- 송지원 인터뷰. Q. '여자 신동엽'이라는 별명이 있다. A. 하... 제가 쫌 야한 얘길 좋아하긴 하죠. 재밌잖아요. Q.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던데... A. 누구, 뭐 정여사요? 걔도 재밌어해요~ 내숭떠는거지. 그런거 얘기하는게 뭐 어때서? 남자들만 야한 얘기 하란 법 있습니까? Q. 수컷의 밤이란 제목도 지적을 받았다. 성차별이라는... A. 음... 양기충전의 밤으로 할 걸 그랬죠?
- 놓치지 않고 지적해주는 섬세함. 
- 코멘트가 많지 않은건 이번 화 중심 주제인 '이별'에 대해서 딱히 할 말이 많지 않아서이기 때문.
- 요약 : '날 좋아하지 마요'라고 선언한 진명은 차근차근 재완에 대한 (사귀지도 않았으면서) 마음을 정리한다. 다시 벨에포크로 돌아온 이나를 위해 진명을 뺀 하우스메이트들은 남자들을 초대하는 홈파티 '수컷의 밤'을 주최한다. 예은은 크게 싸우고 연락이 없는 두영을 생각하며 차근차근 거부-분노-우울의 이별의 마음변화를 밟는다. 하우스메이트들은 남자를 데려오지 못하면 벌칙을 받기로 한다. 은재는 좋아하는 선배 유빈을 초대하고 싶어서 재열에게 말을 전해주길 부탁하지만, 재열이 이를 제대로 전하지 않아 차였다고 생각하고 엉엉 울면서 첫사랑의 실연을 겪는다. 파티 준비 중인 집에서는 지원의 아버지가 방문하는 바람에 한바탕 소란을 겪고, 예은은 이별을 각오하고 대영을 만나러 간다. 


제 6회 알고 나면 그날의 일은 복선이 된다 #시발점

- '이래야만 했다. 아, 가슴 뛰는 수컷들의 포효, 수컷들의 도약! 우리 파티는, 아니 나의 파티는 이래야만 했다. 그런데 왜? 도대체 왜?' 하면서 화려한 파티 (상상) 장면에서 이유가 하나씩 나오고,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연출 넘 귀엽구...
- 저 '선수'씨는 셰이커 제대로 잡을 줄 모르는거 넘 티난닼ㅋㅋㅋㅋㅋ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한히 어딘가로 빠져-들어-가-는-- 연출 넘 귀엽다... 이거 연출 진짜 넘 귀엽구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저 양아치(사실32살이라고)가 13학번 빠른93이라니... 꼬맹이라니... 꼬맹이들... 꼬맹이ㅣㅣㅣㅣㅣ......
- 하지만 드라마마다 꼭 등장하는 장기자랑 넘 재미없다 배우하기 힘들단 생각도들고....
-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진명의 생활을 먹먹한 표현으로 표현할 줄 아는 배우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 연출도 좋고. 진명은 매니저에게 칼같이 선을 긋지만 매니저는 '선을 그으면 무슨 얘길 하겠냐'며 화를 내는데 사실 그건 (매니저가 나쁜사람인 걸 빼고도) 넘 한국사람같은느낌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벌 양아치같은 예은이 남친은 접근방식도 멘트도 넘 양아치같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ㅋ 하나 붙이는거 넘 성질돋구게 생겼다 넘 리얼 심지어 이나 불러놓고 하는 신세한탄도 넘 리얼 진짜 대사 잘쓴다 미친 상처타령 진짜... 리얼리티 오지고... 나는 상처가있고 너도 상처가 있는거같고... 
- 예은이 넘 열심히 사랑받으려고 애쓰는 모습 보면 가끔 나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남친 외출한 사이 집 가서 빨래널고 청소하고 하는 것 역시 넘 귀엽구 사랑스럽지 않은가? 남친이 그 시각에 딴여자 만나서 개수작부렸다는거 빼면?
- "다 선배들 때문이에요." "아니라니까 자꾸 나 좋아하는거라구... 알지도 못하면서 자꾸 그래서... 나만 좋아하게 돼버렸잖아요!" 그 같잖은 첫사랑 말고 진짜 첫사랑에 빠져서 옷차림 다듬고 의식하고 설레는 은재도 ㅠㅠㅠ 넘 귀엽고 ㅠㅠㅠ 술먹고 고백했다고 부끄러워서 빼지 않고 영화보자구 하는 재열도 좀 귀엽고  ㅠㅠㅠ '키스하자고 하면 어떡하지? 아... 언니들한테 물어보고 나올걸! 아까 샌드위치 먹을 때 양파도 들어있었는데... 가글 한 번 더 할걸 그랬나? 분명히 키스하겠다고 할텐데. 안 된다고 해야되나?' 하고 혼자 머릿속으로 진도 다 빼는 은재는 더더 귀엽고 ㅠㅠㅠㅠㅠ 
- 원더우먼 벌칙까지 넘사랑스럽구 ㅠㅠㅠㅠㅠㅠㅠㅠ
= '어떤 사건도 시작부터 호들갑스럽지는 않다.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은 인과로 이루어져 있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순간순간마다 복선은 숨어있었다. 가벼운 농담, 지나가는 시선, 별 거 아닌 줄 알았던 한숨의 의미를 그 때 미리 알 수 있었다면.' '그러나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야 복선이 드러나듯, 매 순간의 무게는 지나고 난 뒤에야 알게 된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그 날 나는, 한 줌의 악의도 없이 파국의 복선을 깔았는지도 모른다.'
- 예은의 독백이 상당히 평이한 표현들로 구성되어 있는 지원의 대사는 대개 개념어들과 모호하고 관념적인 이야기로 흐른다. 학보사라는 캐릭터에도 너무 잘 맞게 만들어져있다.
- '자신감이없다는건 자존감이낮다는거고 자존감이낮다는거는 응, 자기에대한확신이없다는거고 자기에대한확신이없다는건 자기에대해 잘 모른다는거죠.' by 송지원
- 좋은 드라마인데 굳이 꼽자면 타깃 시청자층이 너무 좁다. 15세를 달고 있지만 사실 2030 여성들만을 타깃으로 겨냥하고 만든 드라마다. 그 의도에 넘 적절하게 잘 만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폭넓은 시청자들을 유혹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보다 어리면 이해하기 힘들테고 그보다 많으면 '내 이야기'로 받아들이기보단 '한때 그랬지' 하는 향수가 되겠지. 나는 다섯 명의 캐릭터 모두에게서 나와 닮은 점들을 발견한다. 은재의 소심함, 진명의 고단함, 예은의 노력, 지원의 개구진 성격, 아아주 가끔씩은 이나까지도. 많은 (특히나 20대) 여성들이 나처럼 다섯 명의 모습에서 자신과 닮은 부분을 찾아내고, 응원하고, 위로받을 것이다. 아주 생생하게 잘 만들어진, 인간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들의 힘.
- 요약 : 지원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수컷의 밤'은 대영과 재열, 그리고 종규(수상한 남자)가 모인 채 단촐하게 진행된다. 종규는 이나의 방에서 몰래 이나의 팔찌를 훔쳐낸다. 당분간 태도를 바꿔 다정하게 대해주는 대영 때문에 예은은 행복하지만, 대영은 예은 몰래 이나에게 접근한다. 재열은 파티에서 은재를 좋아한다는 말을 꺼내고, 은재는 그런 재열을 의식해 설레기 시작한다. 진명의 직장으로는 사채업자가 찾아오고, 진명은 매니저에게도 재완에게도 선을 긋는다. 한편 지원은 이명을 자주 느끼다가 '신발장 귀신'이 '살해당한 영혼'이라고 선언한다.


(2016-08-29-12:49)

제 7화 나는 행복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다 #가위

- '살해당한 영혼'이라는 말에 각자의 사정을 떠올리는 하메들.
- 집 앞까지 진명을 쫓아온 사채업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물을 뿌려대는, 선글라스를 쓰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며 일광욕을 하는 할머니. 첫 화부터 야악간 무리수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여긴 유럽이 아닌데, 유럽식의 세련된 할머니니까) 멋진 캐릭터는 맞다. 걸크러쉬형 캐릭터.
- 역시 제목 시퀀스 넘 세련됐고... 노을을 역광으로 받으며 
- 아 ㅠㅠㅠ 넘 사랑스럽다 침대에 누워도 선배가 옆으로 돌아도 선배가 거실에도 선배가 냉장고 문을 열어도 선배가 화장실을 열어도 선배가 튀어나오면서 '좋아한다고' '좋아한다고' '좋아한다고' 심지어 버스를 타도 선배가 뛰어오면서 '좋아해!' 하는데 좋은 얼굴을 못 감추고 실실실실 웃는 은재 너무 사랑스럽다 연출도 귀엽고 ㅠㅠ 그러고 학교 도착했는데 선배가 옆자리 못 앉게 할까봐 / 이게 다 몰래카메라면 어떡하지?! 하는 은재도 넘 귀엽고 ㅠㅠㅠ 사랑스럽고 ㅠㅠㅠㅠ
- '김한소영, 사랑한다' 뿔테안경을 끼고, 보브 단발에, 약간 체격이 있는, 야무진 여자애의 이름은 '김한소영'이다. 일부러 그랬겠지.
- 그리고 동기한테 '사랑한다' 하니까 씩씩대면서 나랑은 뭐야? 하는 은재 너무 귀엽고 ㅠㅠㅠㅠ 연애상담 해달라고 그랬는데 은재 놀려먹는 13학번 정선배 송선배 넘 귀엽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벨에포크 진짜 내 드림하우스 ㅠㅠㅠㅠㅠㅠㅠ 다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어떡하면 좋지? 미생 신입즈 볼 때의 그런 사랑스러운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 은재가 땅콩 싫어하는거 기억하고, 땅콩때문에 망설이는 줄 알고 콘아이스크림 윗부분 먹어주는 종열이 넘 귀엽고 ㅠㅠㅠㅠ 철없어도 어린애라고 생각하면 저정도 귀여운것은 용서된다. 
- 매니저님은 몹시 폭력적이다. "머리 좀 풀어봐." (직접 손으로 머리끈을 당겨 풀고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푸니까 훨씬 좋구만. 가끔은 변신도 좀 하고 그래봐. 늘 같은 모습이면 매력 없잖아?" "손 떼, 어울려." "자신감을 가져. 여자는, 당당할수록 이쁜거야." 얼핏 듣기엔 로맨틱할 수 있는 말이다. 같은 대사도 예쁘게 칠 수 있었을 걸. 하지만 이 드라마 최고의 쓰레기가, 아니 최고인지 아닌지 두영과 둘이 우열을 가리는 쓰레기가 '여자는' 운운하는 가장 폭력적인 캐릭터라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든다. 두영은 물리적으로, 감정적으로 폭력적이었지만 매니저는 위압적이고 정신적으로 폭력적이다. 진명은 이것을 '가위'로 표현한다. "생각해보면, 나랑 그렇게 다른 사람도 아닌데. 이상하게 겁먹고, 어렵고... 마치 엄청난 권력을 갖고있는 사람인 것 처럼. 사람한테도 가위가 눌리나봐요." "무슨 소리 하는거야?" "가위 눌렸다구요, 매니저님한테."

(2016-08-30-11:21)

=
"계속 서서 그럴거야?"
"할 얘기 있음 여기서 듣겠습니다."
"중요한 얘기를 어떻게 서서하나! 야, 이제껏 내 얘기 뭐 들었어. 니가 내 사람인지 아닌지 그냥 허심탄회하게 -"
"매니저님의 사람이란게 뭔데요? 이런데서 단둘이 술마시는거요? 그런 거라면, 전 매니저님의 사람이 될 생각이 없습니다."
"너... 하, 야... 너 아직 덜 절박하구나?"
"아뇨. 절박합니다." "절박하니까 가위에 눌리고, 절박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겠죠." "하실 말씀 없으면 돌아가겠습니다."
- 매니저... (생략한다)(대사만으로도 넘 잘 전달되는...)
=
이나 "근데 은순이는 딴 선배 좋아했잖아?"
지원 "그래, '여학우'! 쌍팔년 마초!"
이나 "근데 왜 맘이 바뀌었어?"
(회상, 재열 "좋아해!" "좋아한다구!!")
이나 "뭐야, 그게."
지원 "아니 그러니까, 그 오빠가 좋아한다고 해서 너도 좋아졌다는거야?"
은재 (끄덕끄덕)
지원 "이거이거, 응... 그렇게 수동적인 자세로 연애를 해서 되겠어? 당장 헤어져!"
은재 "에?"
지원 "아니 그 오빠가 싫다면 어쩔거야, 너도 싫어할거야? 헤어져 헤어져, 독립적인 여성, 주체적인 연애, 21세기에 그런 연애를 해야지 말이야!"
예원 "아유 시끄러, 모쏠주제에."
지원 "허! 꼭 해봐야 아는 겁니까? 똥인지 된장인지 꼭 쌈싸먹어야 아는 겁니까?"
예원 "어!"
지원 "씨이이이---"
이나 "야, 됐고! 연애할 땐, 하나만 명심하면 돼."
지원 (돌아본다)
이나 "그 사람이 널 좋아하는 것보다, 니가 덜 좋아하면 돼."
예원 "더 좋아하게 되면?"
이나 "숨겨야지, 덜 좋아하는 척."
은재 "꼭 그래야돼요?"
예원 "그래, 꼭 그래야 돼?"
이나 "맘대로 해? 질질 끌려다니는 연애 하고싶으면."
예원 "됐어, 그냥 좋아하는 만큼 좋아해, 마음 가는 만큼 실컷.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그건 축복이야. 근데 그 사람이 날 좋아하기까지 해? 그건 기적이고."
지원 "할렐루--야!"
- 좋은 장면. 짧은 씬 하나에 네 명의 연애관과 성격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짚어줄 건 다 짚어주면서 ('쌍팔년 마초', '주체적인 연애'-'괜찮아'-'더좋아하면지는거야'-'괜찮아') 재밌기까지 하다. 분명히 여성주의적인 시각을 세우고 있지만,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경도되지만은 않는다. 왜냐면 연애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생생한 감정이 앞서는 경험의 영역이므로.  
- 모여서 은순이 성교육 해준다고 직박구리폴더 여는 장면 나오는데, 심지어 보는 것도 아니고 여는 만큼, 그런데 '엄청 야하고 노골적으로 섹스섹스 이야기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그렇지도 않쟈나...? 왜 그런 인상을 주었는지는 알겠지만, 딱히...? 심지어는 '여자들 모아놓고 발칙하게 야한 이야기 하는거 찍어보자'도 아니고 '여자들끼리 모였을 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적당히 솔직한 이야기' 정도. 이 정도 이야기가 문제시될만 한가? (시청률 하락에 영향을 주었는가?) 잘 모르겠다.
- 요약 : 은재는 '트럭과 교통사고가 났다'는 엄마의 전화에 깜짝 놀라 달려가지만, (지난 교통사고의 트라우마였을 뿐) 엄마는 무사했다. 이나는 세 번째 남자친구인 기러기아빠 치과의사와 이별을 고한다. 은재는 '엄만 나한테 고마워해야돼' 하고 말한다. 진명과 단 둘이 할 이야기가 있다던 매니저는 진명을 차에 태워 후미진 교외의 집으로 데려간다. 진명은 술을 마시자던 매니저를 거절하고 차가 끊긴 시골에서 밤을 새며, 하메들에게 편의점 야간 알바를 부탁한다. 예은은 두영이 이나에게 연락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이나의 곁을 맴돌던 아저씨는 자신이 '이나가 부적으로 지니고 있던 팔찌의 주인이였던 여자아이의 아빠'라며, 이나가 자신의 딸을 죽였다고 이나를 죽이려고 달려든다.


제 8화 희망, 그 빌어먹을 놈의 희망 #수상한 남자

- 문숙 배우를 놓고 '멋쟁이 할머니' 캐릭터를 만들려는 시도는 알겠다. 꽃무늬 원피스, 새빨간 레드립스틱, 밤에 옥상에서 홀로 클래식을 틀어놓고 와인을 마시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여자. 그러면서도 말 없이 세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집 주변을 맴도는 낯선 남자들에게 물을 뿌리고, 양파를 던져 맞추고. 하지만 어딘가 이질감이 든다면 무엇때문일까?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식보다는 '유러피안식 멋쟁이 할머니'의 이미지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식으로 멋진 할머니는 어떤거지? 몸빼바지가 촌스럽다면 한복을 입고 쪽을 지고, 그래야 우리식으로 멋쟁이 할머니가 될까? 젊은 여성이 파스타를 먹고 일광욕을 하고 왈츠를 추고 '유러피안적인' 취향을 누리고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전혀 어색하게 느끼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렇다면 그 어색함이란 연출이 과한 것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가진 편견의 문제인걸까?
- 지난 화부터 생각했는데 진명 배우 딕션이 약간 나쁘다... 받침발음들을 씹는다. 
- 남친이 여자를 만나면 남자를 단도리해야 옳은 것이 아니겠는가... 원래부터 여자 만나고 다니는 남잔거 뻔히 알고, 심지어 남친이 선톡하고 남친이 수작걸고 남친이 불러낸 거 메신저 목록에서 뻔히 봤을텐데? 물론 이나가 미워하기 쉽긴 하고 - 특히나 예은이 이나에게 가지는 복잡다단한 양가감정으로 - 애인 사랑하는 마음에 애인은 못 미워하겠으니 상대방을 미워하는 그 마음 
- "그만 둬요." 아니 니가 뭔데 그만두라마라야 그만뒀으면 좋겠어요도 아니고... 조언은 할 수 있지만 왜 판단해...? 새삼스레 셰프 역시도 다른 타입의 한남일 뿐이라는 사실을 낭낭하게 깨닫고... 왜 진명이 옆에는 종류별로 한남들 뿐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기댈 데 없어도 그런 사람한테 기대는거 아니야...
- 이 드라마는 '여성들이 느끼는 일상 속의 불안'을 너무나도 세심하게 잘 그려낸다. 야간알바 하는 진명은 모자 쓴 남자손님이 수상해보이자 응급벨에 손가락을 올리고, 시골 길에 차를 태워주겠다는 남자가 있어도 (그가 실제로 호의를 베풀고자 했는지, 나쁜 마음을 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거절하고, 대합실에서 남자의 코 고는 소리에 움찔거리고, 은재는 쓰레기를 비우러 나왔다가 골목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불안해져 종종걸음으로 달음친다. 
- 하지만 잘 모르겠다... 은재의 어깨를 뒤에서 덥석 잡아챘다 비명소리와 함께 후드려 맞은 선배는 '서프라이즈인데 몰래 나타나야지' 라고 화를 내지만, 그 전에 은재의 불안을 헤아려줄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하다못해 은재의 비명소리에 온 집 여자들이 다 달려나왔는데, 후에라도 미안해 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지? 서프라이즈 좋지, 물론 나도 서프라이즈 좋아하고... 하지만 적어도 '은재야' 정도는 부르고 나타날 수는 없었을까. 한 점 미안함 없이 툴툴대기만 하고, 그래서 쩔쩔 매는 은재를 보고있자니 그 첫키스가 전혀 로맨틱해 보이지 않는다. 왜 벨에포크의 여자들 주변에는 한남들밖에 없으까...... 차라리 두영과 예은의 키스가 더 다정해보였다. 적어도 그쪽은 예은이 하고싶어했으니까. 일방적이지 않으니까.
- '예쁨받고 싶어서' 더더욱 열심인, 발버둥처럼 보이는 예은의 불안. 기분좋아보일수록 안쓰러워지는. 
- 드라마에서 스테이크에 와인에 넘 많이 먹으니까 자꾸 스테이크 먹고싶고... 근데 대학생인데 데이트하러 스테이크 먹으러 가? 막? 그렇게 레스토랑 많이 가? 여기 지난번에도 왔던 레스토랑이쟈나? 궁금쓰... 
= "자존감 없는 애들이 연애 잘못하면 그렇게 되는거야." "예은선배는 되게 좋은 집에서 되게 행복하게 자란 줄 알았는데." 정예은의 연애를 볼때마다 유독 안쓰럽고 유독 내가 겹쳐보이는 이유는 이것 때문이었을거야. 애인이 나빠서가 아니고, 예은이가 자존감이 낮아서. 자존감 없는 사람이 연애하는 모습이어서. 그래서, 다들 잘 됐으면 좋겠지만, 유독 예은이 안쓰럽고 잘됐으면 좋겠고 행복하길 바라고 그러하다. 
"나한테 여기는 ???같은 거예요. ??같은거. 여기서 못 버티면 난 아무데서도 못 버텨요. 여기서 버티면, 어디서든 버텨낼 수 있어요. 나 혼자 그렇게 결심했어요. 그러니깐 난, 그만두지 않을거예요."
"버티는 겁니까? 진명씨한테 산다는 거, 그런겁니까? 버티는 거?"
"......네."
"마음대로 해요."
- 수ㅣ이 벌 니가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그 사람이 너의 마음을 받아줄 이유도 없고, 너에게 그 사람의 삶을 이래라저래라 참견하고 간섭할 자격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고 '우리는 타인의 사정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 호이호이 클럽은 저렇게 생겼구나...! 파리의 그 라... 라 어디더라... 여하간 거기랑 비슷하게 생겼다! 넘 신기! 청춘시대 나한테 뭔가 넘 많이 가르쳐주잖아?
- 그리고 예은이 넘 예쁘다 춤도 잘 추고 아이도루같고...! 역시 아이돌!
- 첫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간 사랑)에 실연하고 될대로 되란듯이 술먹고 아무나랑 어울리고, 하필 그것이 또 예은이 가장 싫어하던 이나의 방식(몸을 대가로 남성의 호의를 사는)을 빌려서, 정확히는 '몸을 버리'려고 자학하는, 연출도 좋고 연기도 좋고.
- 와중에 이나가 클럽 룸으로 쳐들어가서 '얘 애인이다!' 하면서 예은 끌고 나오는거 넘 좋다. (지난번 키스씬과 묘하게 겹치기도 하고) (IZE의 여성들만의 로맨스라는 칼럼도 생각나고) 여성이 여성을 구원하고, 여성이 여성만의 구원이고, (와중에 여자들이 술처먹고 토한다고 욕하고 나는 남자행인까지) 그 복잡다단하고 애틋한 감정은 어느정도 <아가씨>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 기껏 이쁘게 도시락 싸다줬더니 맛있으면 맛있다고 말하지는 못할 망정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짜다고 구박이나 하고 있고, 둘이 실랑이하는 와중 '김한소영'이 나타나서 "선배! 당장 그 손 놔요.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 "선배 지금 하는거, 성희롱이거든요. 아무한테나 그저 찝적찝적! 너도 똑바로 해, 싫으면 싫다고 말해. 너처럼 어정쩡하게 구는 애 때문에 성희롱이 끊이지 않는거야." 넘 미묘하다. 성희롱 맞다. 성희롱 맞고... 장난이고 포장된 완력싸움은 데이트하는 사이에도 싫다 말해야 하는 것 맞고... 마지막 멘트만 빼면 다 좋은데... 어정쩡하게 구는 애 때문에 성희롱이 끊이지 않습니까? 성희롱은 하는 새끼들 잘못이지?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김한소영'이라는 (적극적인, 어쩌면 조금 경도된 정도의) '페미니스트' 캐릭터를 긍정적으로 그리는지 웃음거리로 삼으려는지 갈피가 도통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거기에 미안하다고 했다고 화내는 선배 넘 별로다... 툭툭대고 틱틱대고 말 함부로 하고 완력이 동등한 남자들끼리 씨름할 때 하듯 기술 걸고 꼬집고 너무 별로고... (아니 사실 남자들끼리도 원치 않는 방식의 스킨십이면 안 했으면 좋겠고) 
- 호이호이 예은이 마스카라 갈색 쓰는구나
- 파마머리를 팔랑팔랑이던 예은은 (조금 짧아진 것 처럼 보이는) 스트레이트 머리로 방긋방긋 웃으면서 그 날도 늦게 나온 두영에게 이별을 고하고, 방긋방긋 웃으면서 걸어나오고, 방긋방긋 웃으면서 눈물 꾹 참는 표정으로 하메들에게 '남친이랑 헤어졌다'고 말하고, 그 순간 la vie en rose가 흘러나오면서 모든 하메들이 조용히 다가와 겹겹히 예은을 끌어안아주고... 오직 여성이 여성만의 구원이라고, 이 드라마는 말하려는 것 같다.
- 아이돌 출신 류화영, 아이돌 출신 한승연. 둘 다 호연이다. 한승연에게 주어진 연기는 그렇게 극적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상적인 감정들을 생생하고 풍부하게 연기해 내는 것도 충분히 훌륭하지 않은가. 한번에 하나 이상을 연기할 수 있어야 좋은 배우라고 하셨었다. 그런 의미에서 두 사람은 충분히, 너무나도 충분히 좋은 배우다.  
= '소리를 내어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내 울음소리를 들어줬으면 싶을 때도 있다. 듣고서, 괜찮다, 하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토닥여줬으면 좋겠다.' '응석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에게든, 운명에게든. 이제 그만 하라고, 이 정도 했으면 됐지 않냐고, 제발, 나 좀 봐달라고.' 그리고 또 다시 희망을 찾아.
- 아저씨-이나, 그리고 -아저씨 사이의 그 검은 디졸브는 무엇을 뜻하는 것?
- (수영장 벽에서 찍은 것 넘 티난다) (하지만 이나 수중연기 잘한다)
- 사고 현장에서, 살아남으려는 몸부림 속에서, 그렇다면 그것은 사고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이지만, 충분히 원망할 수도 충분히 죄책감 가질 수도 있는 일이고... (아니 근데 딸이 갖고있던 구명조끼를 빼앗거나 했던 것도 아니고 이나가 먼저 붙들고 있던 가방에 딸이 달겨든 것인데 그렇게 '복수'할 일인지)
- 요약 : 매니저는 자신의 접근을 거절한 진명에게 치졸하게 복수한다. 예은은 이나가 두영을 만난다고 의심하고 때때로 이나가 탄 차를 살펴보러 뛰어오거나 전화를 빼앗거나 하며 으르렁대고, 진명은 엄마의 빚을 대신 갚기로 사채업자들의 서류에 사인을 한다. 예은은 두영에게 이별을 고한다. 이나는 아저씨를 찾아가 자신이 그의 딸 '솔'을 죽였다고 고백한다.


제 9화 제자리에 서 있으면 길을 잃지 않는다 #구두

- 귀엽다 ㅠㅠ 오프닝 넘 귀엽구... 여자애들 다섯 넘 귀엽구... 여하간에 귀엽구......
- 감각적인 타이틀 시퀀스.
- 해쉬태그를 아무데나 쓰는 건 별로지만 머리에 달랑달랑 달아놓는 건 귀엽다.
- 성장하는 아이들. 아이들이라고 말해도 될까? '여성들'은 너무 거창하다. 성장하는 친구들. 성장하는 하우스메이트들. 
- 요약 : 예은은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바쁜 날들을 보낸다. 대기업 공채 필기에 합격해 면접을 보러 가는 진명을 위해 하우스메이트들은 법석을 떨며 함께 옷을 골라주고 선물을 준다. 그 화사하고 복작거리는 분위기에 이나만이 한 걸음 떨어져 있다. 매니저는 와인이 없어졌다고 진명을 의심하고 진명의 가방을 헤집고, 진명은 억눌러왔던 감정을 터트리며 사과하라고 악을 쓰고 소리를 지른다. 아저씨는 이나에게 너는 아무 잘못 없다고, 살라고 말한다. 진명은 면접을 봤던 기업에서 탈락 통보를 받는다. 


제 10화 우리는 믿고 싶어서 믿는다 #거짓말

- 아닛...? 지원이 봤다는 귀신이 거짓말이었다니...?!
- 가방들 별로 안 비쌌나보다... 저렇게 많은데 천만원밖에 안 된다니... 보통 몇백단위 아니야? 중고로 가면 많이 깎이나?
- 패션은, 자유. 자아실현, 자아의 완성이라는 지원의 옷차림을 생각한다. 취향이 아닌 옷은 사지 않는거야, 다짐하기. 
- ? 차라리 이나랑 은재가 자리를 바꿔서 이나가 은재의 1인 침대를 쓰고 은재가 엄마와 한침대에서 자는게 낫지 않았을까?
- 호이 진명이 동생 이름이 윤순명이었다니?
- 매니저가 진명의 편의를 봐줄 때는 진명에게 적대적이었던 직원들, 매니저가 진명에게 시비를 걸 때는 사랑싸움이라고 흘겨봤던 직원들은 자신들이 비슷한 일을 당하고 나서야 - 오직 진명만이 특별했던 것은 아니었을 테니까 - 진명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 '땅 끝' '한계선'. 확실히 윤박은 딕션이 좋다. 
- 검은색 디졸브...?
- 거실 장면에서 시작된 BGM, 옆 방으로 뛰어가 문을 닫자 (먼 곳에서 들리는 마냥) 소리가 확 죽어 아득해지다가 다시 커지고- 내 취향인 연출. 정확히는, 나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은 연출. 
- 호이 맛있겠다 ㅠㅠㅠㅠ 집에서 새우튀김했는데 떡볶이랑 순대 오뎅 김밥 사갖구오다니 ㅠㅠㅠ 넘 좋은 타이밍에 넘 좋은 조합이네 새우튀김 떡볶이국물에 찍어먹으면 짱이겠네? 
- 앞에 반쯤 마신 커피를 놓고 (마치 금방 들어와 첫 주문 하는 것처럼) 또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다니 ???
- BGM : 포기할 용기보다 나아갈 용기가 커진 날 보며 이젠 조금은 안심하고 널 응원할 수 있겠다 말해준 나보다 강한 마음으로 날 지켜봐줬던 너를 생각하며 이 노랠 부른다 / 나는 오늘도 그대가 건네준 이 온기를 신고서 그 어떤 슬픔도 그 어떤 눈물도 넉넉히 견뎌 걸어간다
- BGM 늘 좋다 (발음 씹혀서 안심하고가 한심하고로 들리는 것을 빼면) 가사 신경써서 쓰는 곡들은 비교적 대중드라마 OST(OST 히트친 로코, 예를들면 태양의 후예같은 - 짧고 강력하고 알아듣기 쉬운)보다는 인디씬에 가깝지만
- 저 장면에서는 진명의 행보, 정서와는 정 반대되는 가사
=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그게 어떻게 내 잘못이야. 인간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한 가지 이유로 뭔가를 결정할 리 없어. 안그래? 마지막 지푸라기가 낙타의 등을 부러뜨렸다고 해도, 그건 지푸라기 한 개의 무게야. 그 무게만큼만 잘못이 있는 거야. 지푸라기 하나만큼의 무게, 지푸라기 하나만큼의 책임... 아, 제발, 제발...' /지원
- 동생의 연명장치를 끊은 것이 정말 엄마였을까? 진명이 그랬지만 엄마가 딸을 위해 - 자그마치 6년간이나 아들을 위해 헌신했던 것처럼 - 대신 잡혀간 것은 아닐까? 왜냐면 사실 엄마도, '포기할 용기'가 부족했을 뿐, 사실은 지쳐서 놓고 싶었을 테니까. 엄마의 표정이 여러 번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니까. 좋은 연기, 좋은 연출, 풍부하고 복잡다단한.   
= '주님, 시련을 통해 저를 감당하게 만드시려는 거 알아요. 제가 감당할 만큼의 시련만 주신다는 것도 알아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오늘 하루도 우리 가족들을 지켜주세요. 우리 하메들, 송지원, 강이나, 유은재, 특별히 윤선배를 위해 기도합니다. 윤선배는 지금 도움이 필요해요. 제가 어떻게 하면 윤선배에게 도움이 될 지 알려주세요. 제가 할 수 없다면 주님이 도와주세요. 아멘.' 경찰차에 실려가는 엄마를 바라보는 진명의 얼굴에 겹치는 예은의 기도. 예은의 (감당할 수 있는) 시련과 진명의 (감당할 수 없는) 시련 - 물론 누군가에게는 실연 역시도 대단히 힘겨운 것이기에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이를테면 그것을 대하는 그녀들의 태도로 미루어 정리했을 때 말이야. 예은의 순진하지만 순수한 마음. 감당할 수 있는 시련으로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을 미루어 짐작하는 것, 혹은 그것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 감당하라고 / 그렇게 힘을 내라고 말하는 것은 (무지에 기인한) 폭력일 수 있지 않을까. 그 어느 누가 진명에게 더 이상 버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재완셰프? 그래서 걘 멍청이라는거고... 
- 버티는 것보다 포기하는 것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하고, 포기하는 것보다 나아가는 것에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마도. 어쩌면 후자는 틀릴지도 모른다. 포기하는 데는 나아가는 것 만큼이나 큰 용기가 필요하다. 포기하는 것 역시 일종의 '나아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명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포기함으로써 나아가기를 선택한 것일 지도 모른다. 
- 요약 : 하메들이 '살해당한 유령'의 거짓말을 의식하자 지원은 몇 번이고 고백하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고, 죄책감에 끙끙 앓는다. 그러면서 지원은 자꾸 이명을 듣는다. 이나는 선물받은, 정확히는 받은 카드로 샀던 명품 가방과 구두들을 싹 정리해 중고매장에 판매한다. 그리고 그 중 검은 구두 한 켤레를 남겨 진명에게 선물하나 진명은 받지 않는다. 은재의 엄마 '정희씨'는 새아빠가 보험사기로 자신을 의심했다며 엉엉 울며 은재의 집을 찾아와 머물며 하메들을 불편하게 하다가 돌아간다. 진명은 레스토랑을 그만 두고, 하우스에 야식을 사들고 가고, 적금을 깨 엄마의 사채를 대신 갚고, 방을 빼고, 이나의 구두를 신고 평범한 데이트를 하고, 이나의 구두를 신고 동생의 병원을 찾아간다. 불안한 하메들이 병원으로 달려갔다가 진명의 동생 순명이 죽어나가고 진명의 엄마가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제 11화 알고 보면 모두가 특별한 사연들 #귀걸이

- 헐 미친 이름불러주기도 싫은 예은 구!남친 쓰레긴줄은 알았지만 이따위로 쓰레기일줄이야 미친 여러분 보셨죠 데이트폭력 하는 새끼들은 이런새끼들입니다 소리지르고 잡아끌고 이래도 '그정도는 괜찮아'하고 넘어가면 안 되는 것... 피멍들게 후려패는 것만 폭력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여성을 자신의 소유물, 열등한 것,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소리지르고 팔 잡아끌고 그런거라구 그래서 이따위 결과가 나오지ㅣ.... 진짜 개쓰레기새끼 밥을 먹이려면 해주는 정성이라도 보이거나 치킨피자라도 사다주지 고작 김밥 한 줄 사다주고... 아니 근데 김밥 통통하고 맛있어보이고... Aㅏ 김밥먹고싶다...... 근데 수ㅣ벌 너는 예은이가 다리 후들거리는거 참으면서 괜찮은척하는게 비웃는걸로 보였냐 미친 열등감쩌는 새끼... 자기 열등감을 여자친구한테 푸는 남자 만나면 안 된다구 이래서... 우리오빠는 다르다구요? 아니야 니네오빠 똑같은 새끼야 헤어져 
- 김밥먹고싶다...
- 아니 진짜 사랑해서 이런다고 얀데레마냥 하는것도 결코 좋은 것은 못 되지만 차라리 널 사랑해서 못헤어지겠어ㅓㅓㅓ 하면서 납치해서 고이고이 요리해서 먹이고 씻기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날 비웃어서 보복하겠어라니 아니 근데 그래서 어쩌겠다고... 납치해서... 때릴 것도 아니고 죽일 것도 아닌데 뭘 어쩔거야...... 언제까지 지키고 있을라구... '버릇 고치고' 놓아준다고? 뒷수습 어떻게하려고? 양아치새끼가 진짜
- 본관점거 등록금인하투쟁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어느 학교가 저렇게 열렬히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학교같다
- 진명이는 어쩌다 은근슬쩍 다시 들어왔댕
- 저거 잘못했다고 사랑한다고 상처있다고 엄마때문이라고 질질짜고 울고 그런다고 저거 받아주는 결말... 아니겠지...? 미친... 아니야 예은아 사람은 고쳐쓰는거 아니야... 
- 각자의 화두들이 하나씩 절정을 넘기고 하강에 접어든다. 예은의 연애는 어떤 식으로든 결별의 과정을 밟아가고 있고 - 과연 결별일지는 모르겠지만 - 진명은 짐을 덜고 엄마와 조금쯤-아주 조금쯤 화해를 하려는가 싶고, 은재의 가장 큰 고민(아직까지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아빠의 죽음에 대해 엄마를 의심하는)은 부검으로 곧 밝혀질 것이고, 이나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다리에 파스를 붙이고 디자인 수업에 등록했다. 
- 고작 립스틱 하나에 울먹일만큼 고단하고, 꾹 눌러 참고, 힘들었던 진명의 삶이 안쓰러워서 가만가만 도닥여주고 싶어.
- 이나의 구남친은 이나와 닮았지만 더 어리고 더 마른 여자로 갈아타고, 그러니까 이나에게 면죄부를 주는거지. 똑같은 연놈이지만 이나는 성장하는데 남자놈은 그렇지 않다고.
- <청춘시대>에는 괜찮은 남자놈들이 하나도 없다. 돈과 선물로 여자의 '가짜 연애'를 사는 놈, 권력관계에 기반해 여직원들을 찝적이는 놈, 약속시간에 매번 늦고 여자친구의 친구 찝적대고 소리를 지르고 내동댕이치고 하는 것으로 모자라 자기를 '비웃었다고' 이별 후 전!여자친구를 납치폭행하는 놈... 벨 에포크 여자들의 주변 남자들은 물론이고 지나가는 남자들까지도 하나같이 술에 약을 타고 여자가 술처먹는다고 욕하고 여하간 온갖 일부 (빼먹으면 안 됨) 한국 남자 (줄이면 안 됨) 들의 양태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그뿐인가? 개중 그나마 쓸만한 남주인공으로 둘 나오는 놈 중 하나는 사귀는 것도 아닌데 - 물론 사귄다고 그래도 된다는 얘긴 아니지만 - 남의 삶의 무게를 함부로 재단하며 이래라 저래라하고, 다른 놈은 도시락 싸다줘도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말 툭툭 내뱉고 완력으로 억지실랑이를 하고... 
- 심지어 납치당한 예은 구하러 가는데 잡아탄 믿음직한 택시운전사는 여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여성만이 여성을 구원한다. 
- 나라면 이나가 두영한테 관심있는 척 술먹자고 접근해서 불러낸 다음 빈 집 털겠어...
- 하지만 짜장면 먹고싶어...
- 헉 극중 예능보는 장면에 우리 엄지 나온다! 
- 저 중간 검정디졸브의 이유를 모르겠다. 의도가 뭐지...? 중간광고 텀?
- 병원에 있는데 은재의 남자친구가 찾아오고, 깜짝 놀란 셰프가 진명을 찾아 달려오고, 이나의 제비 친구도 이나를 챙기러 달려오고... 오직 지원만이 혼자. 등장할 줄 알았던 학보사 친구는 오질 않네. 하지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연락하기도 전에 알고 오는 남자들도 인위적이지만, 왜 모든 상황이 다 완결되고 나서야 남자들이 여자를 '데리러' 오는걸까. 
- 칼에 베인 상처든 흉터든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가능하다. 
- '소용 없어, 소용없어' 하고 속삭이던 은재. 말 해 봤자 소용 없어, 라고 하면서도 결국은 털어놓는 것이 '소통을 위한' 이 이야기의 결말이 아닐까. 
- 심지어 엄마에 의해 보험살인으로 의심받던 아빠의 죽음마저, 실은 아빠가 엄마에게 먹이려던 커피를 은재가 바꿔놓았기 때문이었다. 여성이 여성을, 여성만이 여성을.
- 오해였다고 하지만, 잠을 위해서 커피에 수면제를 타지는 않아......
- 인터뷰까지 두영은 철저하게 개쓰레기다. '나같은 놈 만나지 마라' 이것도 진짜 진심으로 그런거 아니고 진짜 개 꼴마초새끼로 보여... 미친... 
- 요약 : 두영은 예은을 납치해 감금하고, 예은의 문자가 평소 말투와 같지 않음을 눈치챈 하메들은 두영의 집을 알아내 예은을 구하러 달려간다. 두영과 칼부림하는 와중 은재가 손바닥을 베여 쓰러지고, 은재와 예은은 응급실로 실려간다. 은재는 지원에게 자신이 아빠를 죽였다며, 자초지종을 고백한다. 하지만 벨 에포크에 예은의 친구가 방문해 지원을 지목해 거짓말쟁이라고 하며 귀신을 본다는 지원의 거짓말이 탄로난다. 


최종화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후유증

- 피니쉬라인, 빨간 불, 탁탁탁 찍는 THE END. 돌아가는 철도, 다시 켜지는 초록 불, 반대로 지워지는 글자, THE END. 이야기는 끝났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 하지만 은재의 연애가 건강한 연애가 아니라면, 거기엔 은재의 몫도 있다. 나라도 아무 말 하지 않고 눈치만 보는 여자친구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우물쭈물 할 수 밖에 없을거야. 

(2016-08-31-10:56)

- 정말로 진명이 아니고 진명의 엄마였구나. 
- "진명씨 가끔, 사람을 되게 쓸쓸하게 만들어요." 사람은 서로서로 기대서 살아간다. 기댄 만큼 기대어주었으면 싶고, 그러지 않고 홀로 살아가겠다는 사람 곁에서는 함께 있어도 외로워지고, 그런 의미에서 진명은 사람을 쓸쓸하게 만들고, 하지만 이제 진명도 조금씩 기대는 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 '아아, 느닷없는 고백은 폭력이지...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 '그냥 보면 되게 평범해보이는데, 평범한 건 나 하나야.' 아니, 너도 평범하지 않아. 모두들 그래. 
- 해쉬태그 그만 좀 남발했으면 좋겠고...
- 뱀을 봤다고 기겁해서 은재 뒤로 숨는 엄마에게 은재는 나도 뱀 무서워, 하며 나를 보호해줘야 할 엄마가 왜 내 뒤로 숨어? 하고 따진다. 조용하고 소심하던 은재는 벨에포크에서의 삶을 통해 1화부터 11화, 12화에 걸쳐 조금씩, 차근차근, 성장한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을 엮어 성장시키며 하고싶은 이야기를 가득 담았지만 벨 에포크의 다섯 명 중 가장 '중심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은재의 이야기는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직접적으로 솔직하게 맞닿아 있다. 
- 머리 자른 율빈선배 잘생겼다...! 쟤 제아에 누구 닮았는데 으응
- 연애로 귀결되는 결말은 별로다. 연애는 여성을 구원하지 않는다. (해피엔딩을 만들어 주려고 했었겠지만) 연애만이 해피엔딩인 것도 아니다.  
- 데이트 폭력의 후유증.
- La vie en rose. 장밋빛 인생.
- 왈츠와 장밋빛 립스틱과 분홍색 블러셔, 심지어 요실금 팬티를 입는 장면까지 우아한, 즐거운 집주인 할머니. 
- 벨 에포크 규칙, 다시 벨 에포크로. 
- 요약 : 수명의 장례식. 은재는 죽을 각오까지 하지만 부검 결과 이상소견이 없다고 나온다. 이나는 첫 월급으로 아저씨한테 향수를 선물한다. 진명은 방세를 빼 중국으로 계획 없는 여행을 떠난다. 

태양의 후예 (KBS)

내일 2016. 8. 3. 02:21
태양의 후예
KBS 2TV
20부작 ()

(2016-07-12-14:00~)

1화

- 앗 금산 로펌 대표님 은퇴하시고 군입대 하셨는지! 여기서 만나뵈니 반갑읍니다
- 송중기보다 상대쪽이 더 잘생겼고요...? 안정준 상위...?
- 나는 로맨스를 보러 온 거지 칼부림을 보러 온 게 아닌데... 어후 살떨려라...
- 최전방 작전수행 장면으로 시작해 특공대 알파팀 유시진대위의 잘생김+알파미+액션을 어필하는 오프닝시퀀스.
- 왜 이동네는 오토바이 날치기마저 잘생겼는지...? 근데 저 작전 좀 위험하지 않았읍니까...?
- 진구 귀여웡...?
- "놀고들 있네, 이런 것들은 싹 다 군대 보내야 정신 차리지." 는 너무 폭력적인 발언 아닌지.
- 아니 핸드폰은 저어기 선생님께 계시고... 선생님께 받아가면 되고요... 
- 오... 칼은 모자이크 처리 되는구나 휙휙휙휙휙
- 이거 BGM 귀엽다 삑삑삑삑삑삑삑삑 에러난줄아랏넹...
- 말보다 손이 먼저, 혹은 말과 함께 손이 나가는 버릇 나쁘다고 생각한다. 군대문화를 잘 반영한 리얼리티인가? 여하간 송중기라고 해도 별로다. 전화 연결중인 핸드폰을 쳐내고 임의로 압수하는건 송중기라고 해도 못됐다. 비슷한 거 당해봤지만 
- '생사확인은 하게 해달라' 인물들의 대사에 일상언어가 아니고 군대언어가 자연스럽게 섞여나오는 점이 잘 쓰여진 대본이라고 생각한다.
- 난 제대로 말 안 하는 남자들이 제일 싫어... 무뚝뚝하게 인상 팍 쓰고 딱딱한게 남자답다고 여겨지는거 딱 질색인데 하필 그런 남자들이 잔뜩 나오는 드라마라니... 찌밤... 아니 애초에 군인들이 무더기로 나오는 드라마일 때 부터 알아봤어야...
- 그러니까 송중기가 상의탈의 하고 턱걸이하는 씬은 '감사한' 일이지만, 그게 드라마에 반드시 필요한 장면인가? 하면 그건 아니고. 아무리 봐도 서비스신이라고밖엔 생각이 안 되는데, 그 '서비스 신'을 위해 배우들은 배우들대로 근육 꽉꽉 박힌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근데 그거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지? 배우가 연기만 잘 하면 되고 관객/시청자들을 끌어들일만큼의 매력(그러니까 교수님 표현을 빌리면 일종의 카리스마)만 갖추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역할을 위해 몸을 만드는 것은 어드 정도 필요하지만 정도이상의 - 그것도 오직 눈요기를 위해서만 - 외적인 것을 갖추도록 강요되는 사회란 새삼 생각해도 기형적이다. 특히나 <드라마월드>의 여주인공 클레어가 (극중 K-Drama에 등장하는 한국 배우들과는 비교되게) 적당히 통통한, 아니 그러니까 아무리 봐도 BMI 정상수치에 평균 몸무게를 오가는 그런 몸을 '적당히 통통하다'고 말하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데, 여하간 그런 몸을 가지고 등장하는 것이 겹쳐지면서 기묘한 기분이 든다.
- 반사적으로 감사하다고 썼지만 전혀 감사하지 않다. 사실 같은 것들은 관성적으로 여성배우들에게도 같이 적용된다. 비키니 노출씬같은거 말야. 그게 꼭 필요한지? 심지어 '보기 만족스러운'지? 여성 배우들로는 흔하고 당연스럽게 여겨지던 일들인데 남성으로 전도되는 순간 불편함이 낯설게 와닿는다.
- 그리고 공사구분 안 되는 사람 진짜 싫음인데, 왜 팀장씩이나 돼서 근무중에 근무지를 이탈해서 헬기로 픽업까지 오게 만드는지? 그리고 헬기 왔으면 얌전히 갈 것이지 연애눈깔 하느라 뜸을 들이는지?

2화

- 아이고 이승준 배우님 ^0^/ 배우님 여기서 만나니 넘나좋음이네요 요즘은 출세하셨나봐 돈많은 사업가에 의사에 화려하시넹 호호홍 돈 많이 벌어주세여
- 아니 대위님 다이죠부한지? 물론 인종차별적인 도발이 먼저 있긴 했지만 거기서 협동작전중 불필요한 소요를 일으킬 필요 있었는지...? 아무리 실력확인차라고 하지만... 저딴게 군대문화라면 정말 적응도 안 가고 1도 이해하고싶은 마음 없음이다... 게다가 저런걸 또 남자들의 문화라고 남자답다고 하게찌... 찌밤... 대체 군대란 뭐고 남자란 뭐냐...
- 급박한 수술실 장면과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못 알아보겠지만) 작전 장면을 교차편집하는 건 좋았다. 
- 심지어 인질로 잡힌 UN 직원은 평범한 체형이다. 왜 모든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국인들은 다 정도이상으로 빼빼마
- 헉 키범이...... 기범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범ㅋㅋㅋㅋ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여하간 빼빼마른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한국인 자격 미달 같은 기분이구...
- "근데 걔들은 병원에 매일 붙어있었는데 애는 언제 생긴거야?" "병원이 이렇게 큰데." "어머 어떡해~ 야해~" 이런 개그 넘나 귀여움이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 "너 뭐 봐?" "그 남자 사진/" 하면서 X레이 쳐다보고 있는거 너무 귀여웤ㅋㅋㅋㅋㅋㅋ
- 끄어어엉... 오프라고 츄리닝 걸쳐입고 나온 강모연 귀엽고 스트레칭하는데 뱃살이랑 옆구리 살짝살짝 보이는거 넘나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강모연 캐릭터 너무 잘 만들어졌구... 귀엽구......
- 특공대랑 데이트하는거 어렵넹... 스크린에 올라간 영화는 고지전인가? 근데 의사면 본인도 일정 빡빡하고 오프일 때 응급이면 콜 들어오고 그러는 경우 있었을텐데 왜 긴급 소집되는걸 이해 못 해 주지... 
- "내가 듣고싶은 건 사과가 아니라 설명인데요." 하긴 그러면 납득된다 데이트하는 사람이 자기가 뭐 하는 사람인지 무슨 일로 자리를 떠야하는지 설명도 안 해주면 서러울 법도... 
= "나는 매일같이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려고 수술실에서 열두 시간도 넘게 보내요. 그게 제가 하는 일이죠. 생명을 위해 싸우는 거. 그런데 유시진씨의 싸움은, 죽음을 통해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거네요."
  "저는 군인입니다. 군인은 명령으로 움직입니다. 때론 내가 선이라 믿는 신념이 누군가에겐 다른 의미라 해도, 전 최선을 다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동안 전, 세 명의 전우를 작전 중에 잃었습니다. 그들과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나와 내 가족, 강 선생과 강 선생 가족, 그 가족의 소중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전 의삽니다. 생명은 존엄하고, 그 이상을 넘어선 가치나 이념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군요."
  "미안하지만 제가 기대한 만남은 아닌 거 같네요."
  "이해합니다."
  "가보겠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잘가요."
- 여기까지는 깔끔해서 좋은 것 같다. 어쩌다 만나서 눈 맞아서 관심이 생겼는데 만나다보니 아닌거지. 적당히.
- 그래서 이 영화가 정당화하는 것이 국가 이데올로기는 아닌지?
- " 법칙 2. 남주인공의 샤워장면은 반드시 들어간다. "
- 서브웨이는 여기도 PPL이구나
- 오잉 귀여운 기범이 군대로 왔넹
- 오잉 성... 성... 누구 배우님... 오셨네...! 앗 태인호 배우님
- 송탈세가 예쁘긴 또 예뻐요...


(2016-07-12-22:00)

3화

- 홍삼 PPL 오지게 열심이닼ㅋㅋㅋㅋㅋㅋㅋ 방송사 무관 장르 무관
- 의외로 송중기보다 진구가 잘생긴것이 아닐까... 내 눈깔이 진구 몰드에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
- 말끝마다 붙는 "남자답게." 코멘트는 생략한다. 
- 화면 전환 귀엽다
- 윤명주 캐릭터도 귀엽고
- 역시 발칸 반도 패스를 끊어야 했다... 풍광 넘나 좋은것...
- 솔직한 강모연은 예쁘다. 경력이 안 되는 수술보다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겠다고 말하는 그녀. 
- 귀여운 키범이... 더럽다고 더럽다고 지랄을 떨어대다가도 쓰러지니깐 바로 안아옮기다니 의사는 의사입니다...
- 태양의 후예는 명령에만 움직이던 군인이 사랑에 빠져 명령불복종하게 되는 서사를 그린것인지?


()

4화

- 유시진의 명령불복종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얼마나 합리적인지, 얼마나 정당화될 수 있는지는 조금 고민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책임을 져야 할 의사가 강모연이 아니었더라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그의 결정이 '객관적으로' 부당해지는가? 애초에 정당한 결정이었는가?
- 한 씬을 구성하는 샷이 다채롭다. 인물의 얼굴과 몸을 여러각도, 여러 거리에서 담아서 지루하지가 않고 연결이 자연스럽다. 배워둘 만 하다.
- 영내구금 된 유시진이 갇혀있는 보급창고 앞에 쭈그리고 앉아 우는 강모연의 모습이 비치는 물웅덩이를 잡는 샷. 수평을 지키지 않는 파격의 즐거움.
- 븨앞 병동이면서 왜 저런 꼬맹이가 오가는 것을 미리 잡아내지 못하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
- 그리고 과거 데뷔한 배우들일 수록 영어발음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최근 데뷔한 어린배우들은 그래도 꽤 하던데. 
- 아이고 언니 듣지도 않고 때리기부터 왜... 근데 왜 저 언니는 늘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갈까? 저것도 군대문화입니까?
- '군 문제는 다르다니까!' 맞아 그래서 군 문제가 문제야... 
- 드라마 주인공들의 진실한 첫 키스!!!! 키스!!!!!!


(2016-07-14-14:37)

5화

- 국가 PPL까지 하십니까...?
- 이미지 언어는 모든 국가, 모든 문명에서 다 같은가? 우리나라에서 집을 저렇게 그린다고 다른 나라의 아동들도 다 집을 저렇게 그리나? 궁금쓰...
- 오 이런 어른들의 연애 좋다... 
= "강선생이 말하는 애국심이 뭔진 모르겠지만,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한다는 믿음, 길거리에서 담배 피는 고딩들을 보면 무섭긴 하지만 한 소리 할 수 있는 용기, 관자놀이에 총구가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상식, 그래서 지켜지는 군인의 명예. 내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그런검다."
- 그래서 왜 아이와 노인과 '미인'인지? 
- 앗 안전벨트는 언제 뺀거야!
- 우르크 로케이션의 풍광, 블록버스터 급 스케일. 장점. 
- 김지원 예뿌다...

6화

- 오잉 왜 화면분할 크기가 다릅니까?
- 샷 진짜 골고루 쓴다...! 
- 설마... 안전모 벗어준 반장님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고나서 죽는 전개 아니게찌......
- 끄어어어...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 상황 너무 싫다. 가상의 상황이라고 해도 싫어. 그럴 때는 저건 전부 다 연기라고 되뇌인다. 

7화

- 군인들은 재난현장구조에 대한 지식과 기술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대다네...
- 뭐니뭐니해도 일하는 사람이 제일 좋다. 제일 멋있어... task attraction이 최고다. 작업 거는 송중기보다 구조하는 송중기가 더 좋아...
- 키범이 귀여웟... 허둥지둥...
= "국가. 국가가 뭔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게 국가야."

()
8화

- "시간이 지체되어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본진에 상황보고하러 갑니다." 늘 말도 없이 훌쩍 사라지던 유시진이 드디어 자신의 행보에 대해 업데이트 해주기 시작했다. 
- 최전방에 나서는 지휘자. 일장일단. 장점: 믿음직하다. 단점: 위험하다. 현장에서 지휘자가 거의 유일한 지휘계통일때, 지휘자가 위험에 처하는 일은 곧 개인의 위험이 아니라 단체 전체의 위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느 쪽을 좋아하냐고 하면, 몸을 사리지 않고 최전방에 나서는 지휘자를 좋아한다. 그것이 리더의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해. 
- 장점. 살ㅇ아있는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등장해 유기적으로 기능한다.
- '잊지않겠습니다'는 조금 이상한 멘트라고 생각해...
-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장면 넘나귀여운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드라마 잘썼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깨알같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7-15-08:00)

9화

- 앗 선곡ㅇ이 바뀌었쟈나? 지난 화랑 다르쟈나?
- 재난현장의 첫 번째 수칙. 새로운 희생자를 내지 말 것. 이치윤이 그 자리에서 버텼다면 이치윤도 죽었다. 무서웠든 수칙을 따랐든 이치윤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옳은 것이었다. 자기가 저지른 짓이 알려질 게 무서워서 생존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안 한 것도 아니고, 결국 이치윤이 발견해서 구조됐잖아? 강군 진짜 보면 볼 수록 마음에 안 들어...
- 여의사들이 태백부대의 알통구보를 구경하는 장면은 미묘하게 재미있다. 왜냐면 보통 상대 성의 몸을 대상화하고 구경거리로 삼아 찬양(!)하는 것은 주로 남성들의 언어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뒤집어, 군대야말로 흔히 여성을 폭력적으로 대상화하는 남성 마초 집단이라고 여겨지는 곳이다. 보통의 영화나 드라마라면 군인들이 모여 여의사들의 세수하는 장면을 바라보면서 '평화의 상징'이라느니 '똑똑한데 예쁘기까지 하다니 착하다'느니 하는 멘트들을 던졌을 것이다.
- 커리어와 사랑을 놓고 고르라니 너무해!

10화
- 이 드라마는 왜 자꾸 의사의 자격조건을 자기 몸을 위험상황에 처넣어가면서까지 남을 돌보는 눈물겨운 희생으로 한정하는지 모르겠다. 맨몸으로 달려든 이치윤은 진짜 의사답고 감염예방조치를 다 취하고 들어온 강모연은 덜 의사다운가? 전염병 주의보가 내린 동네에서 의사 하나가 귀한 판국에 모든 의사들이 병 걸릴 각오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단 말인가? 어쨌건 이치윤은 지진현장에서 박탈당했던 '의사다움'의 자격조건을 전염병 격리병동에서 다시 획득했다. 하지만 굳이 이런 방식이어야 하는가? 잘 모르겠다. 의사들도 인간이다. 그저 자신이 그때그때 처한 상황에 최선을 다하면 될 뿐 아닌가.
= "개인의 죽음에 무감각한 국가라면 문제가 좀 생기면 어때. 당신 조국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조국을 지키겠습니다."
- 군인 유시진을 통해 국가 이데올로기를 강화할 줄 알았던 이 드라마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리고 대개의 드라마들이 늘 그렇듯) 군인 유시진을 통해 국가 이데올로기를 고발한다. 혹은 국가와 "국가"의 갭을 드러낸다. 가장 군인다운 군인인 유시진은 시스템이 아닌 매뉴얼에 복종하고, 국가에 대비되는 국민을 보호하는 동시에 전체에 대비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을 추구한다. 그러니까 대상이 강모연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유시진의 선택은 같았을까? 인질이 윤중위였다면 달려가는것은 서상사였을 것이다. 옳음은 무엇때문에 어디까지 옳음일 수 있을까? 확실한 건 칸트가 말한 식의 언제 어디에서건 절대적인 옳음이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조들호>에서도 생각했지만, 하나의 (결과적) 옳음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인적인 이해관계들이 얽힐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것을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

11화
- 으악! 감염! 감염! 왜 여긴 다 목숨 내놓고 매뉴얼 안 지키는 사람들 뿐인지! 마스크 쓰는게 그렇게 어려운지!!!!! 끄ㅓ어어어ㅓ!!!! 의료팀도 아닌 내 심장이 다 벌렁거리고!!!!!!!
- 미승인 블랙작전... 알파팀 복귀... 아니 권력남용 아니냘찌? 애인 구하러 간 팀장님 구하러 가는거면 권력남용 아닌지? 분명히 사령관이 눈감아준건 유시진 혼자고 그것도 세 시간 이미 지난 것 같은데... 도움 청하지도 않고 혼자 간 팀장 뭐가 예뻐서 쫓아가는지...? 작전의 목표는 인질로 잡힌 국민을 구하는 것인지 팀장의 애인을 구하는 것인지 그냥 팀장님 구하기인지? 1도 알ㄹ 수가 없다....

12화
- "어이 정치인. 당신들에게 국가안보란 밀실에서 하는 정치고 카메라앞에서 떠드는 외교인지 몰라도! 내 부하들에겐 청춘 다 바쳐 지키는 조국이고! 목숨 다 바쳐 수행하는 임무고 명령이야. 작전간에 사망하거나 포로 되었을 때 이름도 명예도 찾아주지 않는 조국의 부름에 영광되게 응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이 곧 국가안보라는 믿음 때문이고." "지금부터 모든 책임은 사령관인 내가 질테니까, 당신은 섬세하게 넥타이 골라매고 기자들 모아다가 정치 해."
- 그러니까... 아니.... 모르겠다... 그냥 생각없이 보자... 그래... 특전사 멋있다......
- 아니 그러니까 왜 방탄복도 안 입고 가서 저 난리인지?
- 무슨 일 생길때마다 책임자부터 찾는 것 넘나 싫음이다. 시스템이 고착화된 조직의 문제. 그리고 그 책임은 늘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야 한다. 좋은 리더의 역할은 업무는 적고 책임은 많이 지는 것이다. 대통령이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는 것은 곧 국가가 그 책임을 가져간다는 의미이다. 아마도 작가의 바람이겠지. 
- 하지만 강모연의 딜레마 넘나 어른스러운것같다. '어른스러운 연애'. 드라마에서 어른스러운 연애 나오면 되게 좋아하는데 그런데 어른스러운 연애가 뭐냐고 하면 잘 모르겠지만. 사실 나였다면, 음, 글쎄. 일하느라 연락 두절 되는것 괜찮고 목숨 걸고 위험한 일 하는 것 괜찮다. 전전긍긍하고 걱정은 되겠지만 그렇다고 안정적인 삶을 찾느라 옷 벗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그런데 얘기 안 해주고 뭐든 거짓말과 농담으로 넘기는 게 제일 싫을 것 같아. 차라리 걱정하는게 낫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말해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기밀사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해주는 게 좋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직업의 문제가 아니고 유시진의 성격문제고, 그래서 아웃. 강모연의 포인트는 조금 다른 것 같긴 한데, 여하간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다. 안 되는 건 그냥 안 되는 거잖아. 내가 이걸 어른스러운 연애라고 느끼는 이유는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과 있는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일까?
- 그놈의 명예와 조국은 좀 고만 찾았으면...
- 이건 세이브더칠드런 PPL도 하는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염소가 마을을 구합니다...
- 늘 생각하는데 화면 전환 참 잘해...

13화

- 유아인까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 화 화려한 까메오... 눈을 즐겁게한다. 장점.
- 인터넷 클립을 꽤 많이 양산했다.


(2016-07-16-00:)

- 드디어 나왔넹 우리동네 서래!
- 저놈의 찜기... 야전에서까지 등장하는 찜기...
- 저 서브웨이는 이은조 변호사(=강소라)가 근무했던 그 서브웨이인가?
- 이번에 유시진은 '가야 할 것 같다' 대신 '백화점 다녀와야 한다(=긴급작전수행한다)'고 설명해주고, 강모연은 서운한 티를 내는 대신 다녀와서 영화 보자고 대답한다. 서로 다른 스타일,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사람이 조금씩 상대방에게 나를 맞추는 커뮤니케이션을 습득하는 과정. 좋은 연애. 
- 자동차 PPL과 키스신의 적절한... 적절한 조화...?
- ?????????? 아니 커리어를 담보로 한 관계 이런거 싫음인데... 아니... 왜 이런 결과가...? 아니 왜 둘이 싸우는지 정말 1도 몰으겠다... 그냥 날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너무나 감동이야! 이런거아니야...? 왜 이렇게까지하다니 내가 우습니? 로 흐르는지 알수가 ㅇ벗다... 왜...? 왜때문에...?
- 어떤 의미로는 대단히 페미니즘적이다. 강모연-유시진의 관계가 일방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구원해주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야. 바로 전 화까지 보면서 왜 늘 여주인공은 사고를 당하거나 납치당하거나 무력하게 엉엉 울고만 있고 남주인공이 이를 구하러 오는지? 라고 불평하다가 앗 남주인공이 특전사니까 어쩔 수 없네...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반대의 구도가 되었다. 유시진이 작전 수행 중 총상을 맞아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왔고, 그것을 구하는 것은 (다음 화에서) 강모연의 몫이 될 것이다. (지진현장에서의 이치윤 건 처럼 일부러 배치한 대칭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유시진은 전장에서, 강모연은 병원에서.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14화

- 오... 액션 개쩐다......
- 드라마 모니터링을 하려면, 엄밀히 말하자면 평론가의 눈이 아니라 제작자의 눈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제작자는, 선배의 말대로, 철학자가 아니라 기술자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취향에 맞게 드라마를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 내 취향대로라면 장점으로 꼽지 않을 드라마의 특징과 강점을 잘 구분해내야 한다. 그렇다면 이 화려한 첩보액션도 분명히 <태양의 후예>의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다만 아쉬운 것은, 군 안보와 첩보에 비중을 두는 만큼 의료에도 비중을 주었다면 좋았겠다. 그러니까 유시진의 역할만큼이나 의사로서의 강모연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어주었더라면. 하지만 지금도 충분하다. 
- 공화국이 당신을 배신했을지라도 조국에 가서 죽겠다는 안 상위의 말이, 조국을 위해 '명예롭게' 죽겠다는 대한민국 특전사의 말과 얼마나 다른가? 그 두가지가 달라지려면 무엇이 선결되어야 하는가? 작가는 분명히 드라마 안에 의도적으로 북한을 배치했다. 우리는 북한과 남한에서 나라가 요구하는 애국심의 닮은 꼴과 다른 꼴을 볼 수 있다. (그것들을 말로 설명하려면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근데 고민하지 않고 그냥 드라마 보는게 최고시다... 마음 편하고...)
- 결국 안정준 소위는 '공화국으로 돌아가 전사로 죽기'를 선택하고 유시진과 특공대는 이를 돕는다. 
- '조국의 평화는 지켜졌지만 친구의 생사는 알 수 없는 밤'. 그래서 '이-드라마가-무엇을-말하려고-하는지'를 너무 곤두세워가며 칼같이 끄집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양쪽 다를 보여준다면, 선택은 보는 사람의 몫이다.
- 샷을 다채롭지만 안정적으로 잡는다. 콘티가 탄탄하다는 건 이런 뜻인 것 같아. 물론 전반부에 비교했을 때 후반으로 갈 수록 한 씬에 할애되는 샷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다양한 샷을 편집하는데 씬이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면서 지루하지 않다. <베이비 시터>만큼 눈에 튀게 극적인 샷들을 잡지는 않지만 가끔씩 도입하는 파격적인 샷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를테면 이번 화 엔딩 장면에서 상하반전으로 줌 인 되는 샷 같은 거. 저런 건 카메라를 어디에 두고 찍는거지?


(2016-07-16-09:)

15화

- 소니 히어가 PPL일까 아닐까... 궁금...
- 아몬드도 PPL이야? 처음엔 몰랐는데 너무 많이 너무 오만데서 등장하니까 의심 가기 시작한다...
- 이대로 남주인공 둘이 나란히 죽는 전개도 나쁘지 않겠는걸...? 하지만 한 화 남았으니 분명히 살아나겠지?
- 늑대의유혹ㅋㅋㅋㅋㅋ고만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강모연: "말도 안 돼." 맞아 말도 안 돼... 아니 죽은 줄 알았던 것 일이주만에 찾은것도 아니고 일 년 만에 나타나는건...?  좀....? "말도 안 돼" *3 = 내심정...
- 물론 다음 화에 더 많은 얘기들이 풀리겠지만, 음... 1) 작전상 사망으로 표기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 2) 그렇다면 강모연의 행방을 찾아 알바니아에 오기 전까지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사막 한 가운데서 극적으로 마주치는 연출 하기 전에 나라면 일단 정신 돌아오는대로 연락부터 하겠다... 만나기 일 분 전에 메세지 읽는게 무슨 소용이야? 일단 생존사실부터 알리고 그 다음 만날 약속을 잡으면 되지... 별게 다 서프라이즈다 진짜... 원래 커플사이에 한 번쯤 싸우고 지나가는게 연락문제인데 유시진은 그 부분 빵점이야 아주... 
- 아니 근데 진짜 일 년은 너무했다... 석 달 열흘도 아니고 이미 죽은 것 받아들이고 마음정리 다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있는 사람한테 무슨 날벼락이야? 심지어 일 년이면 새 연애 시작했어도 욕 먹지 않을 기간인데... 

16화

- 쓸데없이 궁금한데 그래서 저 커플은 했을까 안했을까 서대영 윤명주네는 안 한 것 같던데 
- ㅅㅣ발 아니 진짜 유시진에 서대영에 이 남자들은 쌍으로 연애 할 줄 모르나...? 여자들이 서프라이즈면 무조건 좋아하는 줄로 착각하나본데 (물론 나는 좋아하지만) 아니 왜 연락이란 걸 몰라? 사고지에서 살아나서 본국을 들렀다 오든 곧장 가든 한국에 없는 여자친구 위치 수배하고 교통편 마련했을 정도면 할 거 다 할 시간 충분히 있었다는 건데 왜 연락 하나 할 생각을 안 하지? 헬기 타고 나타나고 첫눈 오는 날 걸어오고 하기 전에 나 살아있다는 문자 하나 보내는 걸로 충분하지 않았을까? 나 살아있어요 치료받고 있어요 비행기 티켓 샀어요 보러갈게요 기다려요 보고싶어요 이런 말들 모른단마ㅏㄹ이야? 진짜 별게 다 서프라이즈다(2)... 걱정시킨 게 미안하면 일주일 덜 걱정시킬 생각은 안 하는지? 
- 아니 그러니까 니가 죽어도 안 헤어질거라는거랑 별개로 일년이면 너네 여자친구들은 마음 정리 다 하고 새 애인 만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니까... 아니 죽은 사람 정리하는 시간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긴 해도... 여하간 왜 연락을 안 하는지ㅣ...? 하다못해 이 남자들이 기억상실 걸리거나 혼수상태로 실려왔다고 해도 국방부에서 연락이 갔었을것아니야? 정보 통제를 아무리 해도 특수전사령관이 모를 수가 있나? 
-16화 5분 몇 초쯤의 키스신이 이 16화를 통틀어서 제일 좋았다. 내가 꽂히는 키스신들은 늘 찐한 키스가 아니고 입 맞췄다가 밀쳐지는 키스신인데, 확 끌어당겨 밀어붙이는 키스들을 늘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그래. 보통... 일상생활에서... 그런식으로 키스해...? 보통은 가까이 붙어서 눈길 주고받으면서 키스한다 키스할게 키스할거야 하고 비언어적 의사소통 (=동의와 확인의 과정) 한 다음 하잖아...? (베이비시터는 이런 섹슈얼 텐션은 꽤 잘 그렸는데) 그런 커뮤니케이션 단계가 생략된 키스는 하는 쪽이 어떨 지는 몰라도 당하는 쪽에서는 넘나 당황스럽고 입술 위치 못 찾아도 할 말 없는 아니 그러니까 이거 너무 보면서 쓰느라 문장 만들기가 잘 안 돼서 아무말대잔치 중인데 솔직히 그렇게 와락 달려들어 기습키스하는데 입술 잘 맞추는 것 보면 넘나 신기한것... 일상연애에서도 가끔 위치 잘못 잡곤 하는데... 특공대라 그런가...? 여튼 그래서 그런 키스들 별로 안 좋아한다. 로맨틱하지도 않고 (솔직히 4화에서도 확 들이붙이지 말고 먼저 두 걸음 다가가고 눈부터 진하게 맞춘 다음에 천천히 들어갔다면 훨씬 로맨틱하고 섹시한 키스신 됐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왜 송중기랑 송혜교를 캐스팅해서 그렇게밖에 못 쓰는지...?) 예고와 동의의 과정 없이 키스당하고 몇 초간 멀뚱멀뚱 있는 여주인공들 볼 때 마다 저건 지금 무슨생각할까 무슨느낌일까 고민하느라 감정이입도 안 되고, 그런 맥락에서 '부자연스럽다'. 액션에 응당 따라붙는 리액션이 없잖아. 반대로 그런 키스 이후에 바로 상대방을 밀쳐내는 장면들이 있는데 (ex 연애의발견 한여름-강태하) 첫째, 여주인공이 인형처럼 멀뚱히 있는 대신 반응을 보여서 좋고 둘째, 그 반응이 상황에 걸맞고 자연스러운 것(혹은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어서 좋다. 
- 그러니까 드라마 PD가 된다면 다른 건 몰라도 키스신만은 정말로 자연스럽고 예쁘게 연출할 수 있는 PD가 되리라... 솔직히 사탕키스 그런거 맨날 하는... 아니 더 야하고 로맨틱하게 하는데 왜 그런 키스들이 유명한지 모르겠는... 그러니까 키스씬 잘 뽑는 연출이 되어야지 홍ㅇ홍호호호홍홓ㅎㅎㅎ
- 그러니까 저렇게 천천히 들어가는 키스 넘나 좋음이고... 자연스럽고 로맨틱하고 예쁘고... 서대영 윤명주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 그리고 부중대장 된 키범이 ㅠㅠㅠㅠㅠㅠ 김기범 하사님 ㅠㅠㅠㅠㅠㅠ 넘나 귀엽구... 저 밤톨만한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끄이이잉... 운다... 키범이 운다 ㅠㅠㅠㅠㅠㅠㅠ 저 쪼끄만게ㅠㅠㅠㅠㅠ 방금까지 위엄있게 집합한다! 실시! 해놓고 끄히이이이잉 하고 울어 ㅠㅠㅠㅠㅠㅠ 
- 아니 그러니까 연합군 캠프에서 곧장 온 건 좋은데 너 아버지한테 생존보고는 드리고 왔니? 곧장 오기 전에 전화 한 통 할 생각 안 했니? 대체 북파공작원 안 상위님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다며 잘린건지 왜 할 일 없이 이름모를나라 민병대에 잠입해서 남한 특공대원들 구해주고 (심지어 대한민국 특공대며 연합군 사령부에서는 생존파악도 하지 못 한) 앉았는지? 아니 근데 그렇게 구출당한게 감금 150일째라면서 왜 오기엔 기일에 맞춰서...? 핸드폰은 어떻게 찾은거야? 핸드폰도 못 가져올 만큼 급하게 온 거라면 문자를 읽을 수가 없고 문자를 읽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헬기 내려서가 아니라 헬기 타기 전에 연락을 했었으면 되는 것 아니었냐구... 
- 카페 재회 씬에서 유대위가 입고 있는 코트가 일 년 전에 입었던 그 코트인게 좋고 그 사이에 보풀이 인 게 (의도한 리얼리티였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좋다. 이런 디테일 챙기는거 너무 좋아! 디테일을 위해서는 인물들의 옷장을 한정해둬야 한다. 
- 그래서 저 스마트워치는 PPL인지? 그런 것 같고... 호텔 앱은 PPL이 확실하고... 하다하다 레드벨벳까지 PPL이라니 ㅅㅔ상에... PPL의 신지평...
- 솔직히 유시진 일계급 진급보다 서상사 진급이 더 급하다고 생각한다... 왜 둘이 똑같이 굴렀는데 한쪽만 진급인지? 물론 공은 위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유시진은 사고도 많이 치고 감봉도 받고 징계도 받고 그에 비교하면 서상사는 똑같이 위험한데서 구르고 똑같이 위험한 작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게다가 사고도 안 쳤는데? 사실 '위험한 건 서상사가' 다 하는데... 보고서도 더 잘 쓰고... 서대영이 진급시켜줘라... 상사 다음은 소위일까? 이왕 군대 말뚝박기로 결정한거 특진시켜줘라...... 사령관 장인어른 빽 좀 씁시다...
- 그리고 진짜 진구랑 오빠는 몰드가 비슷하다 특히 하관이랑 측면 
- 히어도 PPL 확실... 진짜 온갖 PPL 다 받았넼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뭐 반쯤은 봐줄 만 하구... 반은 못 봐주겠구...
- 송닥 죠와... 늘 이승준 배우님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매력적인 조연들이다. 캐릭터가 좋은건지 배우가 좋게 소화하는건지? 아마 양쪽 다라고 생각하는데 넘나 좋음이다...
- 대본 잘 써서 좋다. 대화가 맛깔지게 살아있어서 좋고, 과거의 경험을 기억으로 누적하는 생생하게 살아있는 인물이 가질 법한 말버릇이나 말장난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인물을 쓰는 작가로서는 대단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좋고 전반적으로 삼십대에 어울리는 적당한 섹드립 - 그러면서 과하지 않고 낄낄거릴 수 있는 - 이 있어서 좋고. 그래서 유-강은 했니...? 했으면 좋겠다... 저런 드립도 치는데 하지 않았을까...? 쥬륵... 두 사람 행복하게 하게 해주세요... 
- 그리고 진짜 윤명주 캐릭터 너무 좋고... 야물딱지고 용감하고 먼저 부딪혀갈 줄 알고 특히나 여자가 스킨십 리드하는(/할 수 있는) 커플 진짜 너무 좋은데 저 커플이 행복할 수 있는 팔 할은 윤명주 덕분이구... 서대영 평생 고마워하며 모시고 살아야한다 진짜... 윤명주같은 캐릭터들이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사실 이 드라마 윤명주 시각에서 다시 찍어줘도 좋은 작품 뽑을 수 있을 것 같은데...
=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이 말 저 말 많이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제 대위도 아니고 소령이랑 간판의사인데 저렇게 오프가 많은지?
- 로케 오가느라 힘들었을텐데... 물론 사전제작이라 시간 충분히 들였겠지만, 이거 제작 일정표 보고싶어진다. 일정을 어떻게 짜서 찍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제작비 60만원짜리도 2박 3일 찍느라 힘들었는데 저 인원에 저 예산에 저 로케를 어떻게 감당했을까? 신기해... 나는 상상만 해도 아득한데...
- 삼성페이도 PPL... 
- 밴쿠버 전경이 나왔는데, 반가울 줄 알았는데 낯설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4개월을 살았던 도시인데? (물론 다운타운 잘 안 나갔긴 하지만)
- "근데 이런 엔딩 너~무 좋죠? 인생의 온갖 고난을 사랑으로 극복하고, 오래오래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엔딩." 카메라를 똑바로 보고 다가오는 이치윤. 맞아. 진부하지만 사랑스럽다. 해피엔딩이 좋아!
-  그리고 곧 이어지는 정전과 "화산이 폭발했어요!" 아니 밴쿠버에 화산 없지 말입니다.... 그것도 저런 다운타운 근처면 안전하지 말입니다... 
- 강모연과 유시진의 연애담이 아니라, '의사' 강모연과 '군인' 유시진의 연애 이야기. 좋았다. 잘 짜여진 구조였고 괜찮은 서사였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그것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잠시 내려두더라도) 뚜렷하게 잘 전달 됐고. 마지막 화까지 다 보고 생각해봤는데, 딱히 국가/국방/안보 이데올로기를 설파하려던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냥 작가가 생각하기에 사선에서 죽음과 싸우는 군인과 의사가 멋있어 보였나봐.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예쁘게 차려입었던 일동이 재난 알림에 앞머리 틀어올리고 넥타이 풀고 당연스럽게 각자의 위치를 찾는 마지막 장면도 각자의 전투복인 군복과 가운을 입고 또박또박 걸어오는 엔딩 시퀀스도 좋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웨딩드레스 입은 예화씨 모습을 못 본 점. 예뻤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리고 난 숨바꼭질을 하고 너에게 내 옷을 주고 내가 당신의 신발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당신이 목욕하는 동안 계단에 앉고 목을 마사지 해주고 당신 발에 키스하고 당신 손을 잡고 식사하러 가고 당신이 내 음식을 먹어도 상관 안하고 당신을 루디네에서 만나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이야기하고 당신의 편지를 타이프하고 당신의 상자를 들고 당신의 편집증을 비웃고 당신에게 듣지도 않을 테이프들을 주고 멋진 영화를 보고 형편없는 영화도 보고 라디오에 대해 불평하고 당신이 잠잘 때 당신의 사진을 찍고 일어나서 당신에게 커피와 베이글과 데니쉬를 가져다주고 플로렌트에 가서 오밤중에 커피를 마시고 당신이 내 담배를 훔치게 하고 성냥을 찾지도 못하고 전날 밤에 본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고 당신을 안과에 데리고 가고 당신의 농담에 웃지도 않고 아침에 당신을 원하고 그러나 잠시 당신을 자게 내버려 두고 당신의 등에 키스하고 당신의 피부를 토닥이며 얼마나 내가 당신의 머리 당신의 눈 당신의 입술 당신의 목 당신의 가슴 당신의 항문을 좋아하는지 말하고 그리고 당신의 아웃남자가 집에 올 때까지 층계에 앉아 담배 피우고 당신이 집에 올 때까지 층계에 담배 피우며 앉아 있고 당신이 늦으면 걱정하고 당신이 일찍 오면 놀래고 당신에게 해바라기를 주고 당신의 파티에 가고 기절할 때까지 춤을 추고 내가 틀렸을 때 쑥스러워하고 당신이 나를 용서할 때 행복해 하고 당신의 사진을 보고 당신을 영원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고 귓가에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내 살의 당신의 살결을 느끼고 당신이 화났을 때 겁게 질리고 당신의 한쪽 눈이 붉어지고 다른 눈이 파랗고 머리가 왼쪽으로 날리고 얼굴에선 윤기가 흐를 때 당신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당신이 불안해할 때 포옹하고 당신이 상처 입었을 땐 꼭 안아주고 당신의 냄새를 맡았을 때 당신을 원하고 당신을 만졌을 때 공격하고 당신 옆에 있을 때 훌쩍이고 없을 때도 훌쩍이고 당신의 가슴에 침을 질질 흘리고 밤에 당신을 숨막히게 하고 당신이 담요를 가져가면 추워하고 당신이 안 그러면 덥고 당신이 미소 지으면 녹아버리고 당신이 웃으면 풀어지고 내가 당신을 거부하지 않을 때 당신이 어떻게 내가 당신을 거부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내가 당신을 거부할 거란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해하고 당신이 누구인지 의아해 하나 어쨌든지 당신을 받아들이며 당신에게 바다를 질러 날아 가버린 나무 소년을 홀린 나무 요정에 관해 말하고 왜냐면 그가 당신을 사랑했고 당신을 위해 시를 썼으니까 그리고 왜 당신이 나를 믿지 못하는지 의아해 하고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너무나 깊은 느낌을 갖고 당신이 나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질투할 줄 알면서도 당신에게 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사주고 싶어하고 당신이 나가야 할 때 당신을 침대에 붙잡아 두고 그러다 끝내 가버리면 아이처럼 울고 바퀴벌레를 잡고 당신이 원하지 않는 선물을 사주고 그것들을 다시 뺏고 그리고 당신에게 결혼해달라고 하고 당신이 또 다시 싫다고 하면 계속해서 떼쓰고 왜냐면 당신은 내가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내가 맨 처음 당신에게 결혼해달라고 했을 때부터 난 진심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당신 없이는 텅 빈 것과 다름없는 도시를 방황하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고 나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나 당신과 함께라면 난 안전하다는 것을 알며 당신에게 최악의 나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나의 최고의 것을 주려고 하고 왜냐면 당신은 그럴 자격이 충분하니까 당신 질문에 내키지 않는 대답을 하고 정말 말하고 싶지 않은 진실도 말해주고 당신한테 솔직하려고 하고 왜냐면 당신이 그걸 더 좋아하니까 그리고 다 끝났다고 생각하면서도 당신이 당신의 삶에서 나를 내던지기 전에 십분 동안 더 매달려보고 내가 누구인지 잊어버리고 당신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고 왜냐면 당신을 아는 것은 아름다운 배움이고 노력할 가치가 있기에 그리고 당신에게 어설프게 독일어로 말하고 더 어설프게 히브루어로 말하고 아침 세 시에 당신과 사랑을 나누고 그리고 어떻게든 어떻게든 어떻게든 압도적인 결코 죽지 않는 저항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모든 것을 포용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정신을 확장시키는 계속되는 결코 끝나지 않는 바로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전하고자 한다.


- 사라 케인, <Crave>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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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3) 2016년 2월 2일에 덧붙여 :

언젠가는을 기약하며 적어놓는다. 이 질척함을 이해했다고 믿을 때, 말할 수 있게 될 때.



블랑쉬 : 나를 정말 모욕하시려는 것은 아니시죠?
미   치 : 아니오, 난 그저 현실을 보고싶은 거요.
블랑쉬 : 현실은 싫어요. 난 마법이 좋아요! 그래요, 마법! 난 사람들에게 마법을 걸어요. 그래서 일부러 거짓말을 하죠. 내가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사실이어야 하는 일들이에요. 그게 몹쓸 짓이라면 나는 지옥에라도 가겠어요. 불 켜지 말아요!

미   치 : 당신은 나한테 거짓말을 했소, 블랑쉬.
블랑쉬 : 거짓말을 했다고는 하지 마세요.
미   치 : 거짓말, 거짓말, 모조리 거짓말이었소.
블랑쉬 : 속으로는 절대 아니에요. 적어도 마음속으로까지는 거짓말 하지 않았어요.


테네시 윌리엄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9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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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후회, 욕망, 솔직함이나 마음 - 사랑 따위의 것들은 결국 포-즈의 문제다. 선택했다고 믿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욕망한다고 착각하고 사랑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선택했는가, 후회하지 않았는가, 욕망하고 사랑하는가 나는 알 수 없다. 그것들의 주어를 무엇으로 놓아야 한단 말인가. '내가'? -내 속마음이, 무의식이, 본질이, 지금의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그렇다면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을 요청해야 옳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늘 사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거짓말이 아니라고는 단언할 수 있는 것들을 주워섬긴다. 


이 일기에 쓰는 것들 역시 솔직하게 말하는 것보다 그것들이 솔직한 것이라고 선언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포-즈의 문제. 하지만

나는 스스로가 꽤 솜씨 좋은 거짓말쟁이라고 킥킥대면서도, 믿어 주신다면 감히 말하건대, 적어도 당신에게는 단 한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답니다.